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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한미군사훈련 중단 발표…이제 北이 화답할 차례
한미 군사합동훈련이 예상했던대로 당분간 중단된다.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은 오는 8월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을 일시 유예(suspend)하기로 했다고 19일 공식 발표했다. 지난 12일 북한과 미국간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프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언급한 데 따른 조치인 셈이다. 한미 군 당국은 이번 조치는 양국간 긴밀한 공조를 거쳐 이뤄졌으며 ‘후속하는 다른 훈련’에 대한 실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일단 UFG연습에 국한된 조치란 의미지만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 등의 후속 훈련 역시 중단될 공산이 크다.

이번 결정을 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UFG연습은 북한의 전면전과 기습공격에 대비한 훈련이다. 북한의 상응하는 행동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양보부터 한 것은 지나치다는 우려가 당장 제기되고 있다. 반면 북한과 평화체제 구축 및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다는 게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당위론도 만만치 않다.
통상적인 훈련 중단에 따른 안보 걱정은 결코 지나치다고 할 수는 없다. 미국내 여론도 이에 대한 지적이 봇물을 이룬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최근 사설에서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것은 군사적 과오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뉴욕타임스도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기도 전에 미국이 양보를 한 것은 ‘도박’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불필요하고 일방적인 양보이며 ‘실수’라는 내용의 성명까지 냈다.

하지만 군사훈련 중단은 더 큰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회담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한반도에는 여태껏 없었던 평화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무엇보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거대한 움직임이 이제 첫걸음을 시작됐다. 지금은 남한과 북한, 북한과 미국이 서로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UGF 연습은 김정은 정권이 최대 위협으로 여기는 군사훈련이다. 이를 중단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보여줄 수 있는 신뢰 의지의 한 표현이다.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끌어낼 수 있다면 이 정도의 양보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만 하다. 일상적 군사 훈련만 충실히 해도 안보에 결정적 공백은 생기지 않는다.

이제 공은 북한으로 넘어갔다. 한국과 미국의 믿음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 의지로 화답할 차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미회담에서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그걸 행동으로 증명해야 때다. 유예된 군사훈련이 재개되면 남북, 북미 모두의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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