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야권 개편 논의…전면 인적쇄신 없으면 무의미
6ㆍ13 지방선거에서 궤멸되다시피한 보수 정치세력 재건 논의가 활발하다. 이번 선거 참패로 보수정치세력의 본산이라 할 자유한국당은 기능이 정지됐고, 바른미래당 역시 존재의 이유를 잃었다. 그 빈 자리를 새로운 가치와 인물이 메워야 한다는 것이 논의의 핵심이다. 리모델링 수준이 아닌 전면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야권 전반이 아직 선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당장 2년 뒤 총선, 이어 4년 뒤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선 패배의 후유증을 추스리고 새판짜기를 시작해야 한다.

야권 일각에선 한국당 또는 미래당 중심의 통합 재편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당의 낡은 보수가치를 청산하고, 미래당의 약점인 조직을 보강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하지만 어림없는 얘기다. 이는 얄팍한 변화로 비난의 소나기를 피하고, 어떻게든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겠다는 수구세력의 꼼수일 뿐이다. 이런 식의 정계개편은 국민들이 바라는 보수 정치세력 재건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지금의 인물들은 모두 물갈이를 한다는 전제가 따르지 않으면 어떠한 조합도 국민적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다.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 15일 국회 중앙홀에서 ‘처절한 사죄’의 의미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겠다’고 약속했다. 그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나 이미 한국당은 국민들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다. 실제 한국정당학회가 한 언론과 함께 실시한 회원 대상설문 결과 그렇다. 보수 정치세력을 위한 후속 조치를 묻는 질문에 “전면 인적쇄신뿐”이라고 답했다. 나아가 “현 정치권 보수 인사의 시효는 끝났고, 외부 수혈로 판을 엎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진부한 인물로 지도부를 개편하고, 당을 쇄신하는 흉내를 내 봐야 달라질 건 없다는 얘기다.

그나마 기존 보수 정치세력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참신한 외부인사 영입이다. 시대정신에 맞는 보수의 가치를 실현할 젊고 개혁적인 인사를 영입하고 그들이 야권을 재편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주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은 2선이 아닌 퇴진의 수순을 밟는 것이 이번 선거에 표출된 국민적 심판에 부응하는 길이다.

이 과정에서 여당도 적극 협력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가 힘차게 작동해야 국가와 사회도 더 건강해진다. 20대 국회 하반기 의장으로 유력한 문희상 민주당 의원도 “진보진영은 보수의 싹이 자랄 수 있도록 북돋아주는 공생의 정치를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의적절한 지적으로 여권이 새겨듣기 바란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