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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객 농락한 보험사…당국은 평가기준 변경 ‘꼼수’ 지원
변액·저축·실손 全분야 ‘ 미흡’
불완전판매 개선책 마련 뒷전
등급평가 바꿔 ‘보통’ 둔갑

국내 보험사의 주력 상품인 변액보험과 저축성보험, 실손보험 등의 판매 과정에서 소비자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불완전판매 개선 등 대책을 마련하기보다 등급 평가를 후하게 바꿔 ‘착시효과’를 통한 꼼수를 부렸다.

18일 본지가 국회 정무위 소속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입수한 ‘2015년 이후 미스터리쇼핑 실시 현황’에 따르면, 금감원이 2015년부터 3년간 600개 지점을 1000회 이상 미스터리쇼핑을 한 결과 조사 대상 보험상품이 모두 60점대를 기록했다.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았던 변액보험이 2015년 74.1점에서 2016년 77.5점으로 개선됐다가 2017년에 64.4점으로 13점가량 하락했다. 2015년도 검사에서는 평가 대상 33개사 중 90점 이상의 ‘우수’ 등급을 받은 회사가 4개사, 80점 이상의 ‘양호’ 등급도 13개사나 됐지만, 2017년도 15개 생보사 대상 검사에서는 80점 이상 평가를 받은 회사가 아예 없었다.

저축성보험은 2015년 58.4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2016년에는 65.1점으로 다소 개선됐다.

실손보험은 지난해 처음으로 5개의 생보사와 10개의 손보사를 대상으로 미스터리쇼핑을 실시한 결과 평균 64.6점의 ‘보통’ 등급을 받았다. 90점 이상 ‘탁월’ 등급과 80점 이상의 ‘우수’ 등급 회사는 아예 없었으며, 70점 이상 ‘양호’가 5개사(33.3%)에 불과했다. 60점 이상 ‘보통’과 60점 미만 ‘미흡’은 각각 6개사와 4개사로, 전체의 66.7%나 됐다. 3개사 중 2개사는 보통 이하라는 뜻이다.

이처럼 보험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큰데도 금융당국은 이를 개선하기보다 등급 평가를 바꿔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작아진 것 같은 ‘착시현상’을 노렸다.

2015년까지만 해도 미스터리쇼핑 평가 기준은 우수(90점 이상), 양호(80점 이상), 보통(70점 이상), 미흡(60점 이상), 저조(60점 미만) 등 5단계로 구분했다. 이중 60점 이하인 미흡과 저조 등급을 받은 업체는 금감원의 행정지도 대상이 됐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평가 기준을 탁월(90점 이상), 우수(80점 이상), 양호(70점 이상), 보통(60점 이상), 미흡(60점 미만) 등으로 바꿨고, 행정지도 대상 업체도 미흡 등급 업체로 한정했다.

이에 따라 변액보험 점수가 77.5점에서 64.4점으로 하락했지만, 평가 등급은 ’보통‘으로 유지됐다. 저축성보험은 2015년 기준으로 보면 ‘저조(58.4점)’ 등급에서 ‘미흡(65.1점)’ 등급으로 한 단계 개선됐지만, 2016년 기준으로 보면 ‘저조’ 등급에서 ‘보통’ 등급으로 두 단계나 나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금감원 내부에서도 변액보험, 저축성보험, 실손보험 등이 모두 60점대를 기록했지만, ‘보통’ 등급에 해당하기 때문에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보험권 관계자는 “미스터리쇼핑 평가 기준을 후하게 바꿔 보험사들의 부담이 줄어들 순 있겠지만, 금융소비자 보호를 우선하는 최근 경향과는 상반된다”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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