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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정상회담 전격 취소 파장] “北 책임 크지만…트럼프도 끔찍한 외교적 결정”
급속도로 진행…‘예견된 사고’ 분석
트럼프외교 ‘즉흥성’ 어김없이 발휘
외신들, 대화 재개 가능성에 무게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전격 발표하자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국가 안보 전문 칼럼니스트이자 역사저술가인 맥스 부트는 “놀랍다! 끔찍한 외교(적 결정)”이라고 했다. 주요 미국 언론을 비롯한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우려와 비판 섞인 반응을 보였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 등 최근 강경한 언사를 쏟아낸 북한이 회담 무산의 책임이 크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급작스러운 외교적 대처도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과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직후에 이뤄진 회담 취소 통보 시점도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오는 6월 12일로 예정됐던 북미정상간 싱가포르 회담을 기념해 지난 21일 미국에서 발행된 기념주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함에 따라 미리 나온 기념주화가 무색하게 됐다. [EPA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역사적인 평화협상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회의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미정상회담 불발이 ‘예견된 사고’였다는 분석을 내놨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북한 통치자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하거나 그의 의도를 분명히 하는 것 없이 정상회담을 받아들였다”며 “이후 북한이 빠른 속도로 핵무기를 내려놓을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가능성을 과장하기 시작했다. 또 회담을 앞두고 기념주화를 만들고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해왔다”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북미정상회담은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계획 없이 만들어진 사건”이라며 외교의 ‘즉흥성’을 지적했다.

외신들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는 게 명백히 드러났다고 전했다. 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처참한 몰락을 귀결된 ‘리비아 모델’을 비핵화 해법으로 제시해 북한을 자극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분야에서 발휘해온 협상의 기술이 핵 협상에는 쉽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 실험을 재개하면 동북아 지역은 다시 일촉즉발의 격랑에 빠져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 결정이 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직후 나온 것도 뒷맛이 개운치 않은 대목으로 꼽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 편집장은 트위터에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속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많은 사람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WP는 이성현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은 확실히 잘못이 있다”며 “하지만, 미국도 북한이 기대하는 것을 주지 못했다. 어떤 사람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도덕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고도 생각한다”고 전했다. ABC뉴스도 여태까지 과정만 보면 북한만 미국인 억류자를 석방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등 중요한 양보를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외신들은 대화의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라는 데 무게를 뒀다. 폭스뉴스는 “김 위원장이 건설적으로 약속한다면 여전히 회담의 기회가 있다”며 회담 재개 가능성을 언급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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