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안보 영향 판단,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검토”
WP “나프타 재협상 압박용”, WSJ “日ㆍ유럽 자동차업계 겨냥”
미 수출 비중 큰 韓 자동차업계 영향 우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 자동차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에서 멕시코를 압박하는 한편,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업계를 겨냥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을 주요 수출 시장으로 삼고 있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에게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며 “자동차 같은 핵심 산업은 우리나라의 힘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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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AP연합뉴스] |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트럼프 정부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 자동차에 대해 조사를 추진 중이며 최고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제품이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긴급히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3월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때 이를 근거로 내세운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동차업계 간담회나 관련 회의에서 수입 자동차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반복적으로 거론해왔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서 “우리의 위대한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을 위해 곧 빅 뉴스가 있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 여러분의 일자리를 빼앗기는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 여러분은 충분히 오래 기다렸다!”고 밝히며 구체적인 조치를 시사했다.
이같은 방안은 대중(對中) 무역협상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캐나다ㆍ멕시코와의 나프타 재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이 새로운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정부가 나프타 재협상 최종 단계에서 멕시코를 압박하기 위해 수입 자동차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WSJ은 “미국 자동차 생산과 밀접하게 연관된 나프타 상대국들은 새로운 관세에서 면제될 수 있다”며 “이번 방안은 일본과 유럽의 자동차 업체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상무부는 수개월 간 조사를 진행한 후 대통령에게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관세 부과 여부가 결정된다.
WSJ은 “수입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추진은 무역 상대국과 미국 내 수입 자동차 딜러 등 여러 이해 집단의 중대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한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2017년 연간 수출액은 자동차 146억5100만달러, 자동차 부품 56억6600만달러로 전체 수출(686억1100만달러)에서 각각 21.4%, 8.3%를 차지했다. 또 자동차 대미 무역흑자는 2017년 전체 대미 무역흑자(178억7000만달러) 중 72.6%(129억6600만달러)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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