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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트윗의 ‘비밀’…말투ㆍ오타까지 따라하는 ‘대필진’ 있다
“보좌진의 능숙함?…트윗 작성자 분간 어려워져”
2016년에는 ‘안드로이드’, ‘아이폰’으로 구분
의도된 문법적 오류…“일반인 잘 이해하는 이미지”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협상 진행 중…채널 고정!”, “내 (핵)버튼은 작동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적 중대사안을 트위터로 전하는 ‘트위터 정치’에 푹 빠진 가운데 이를 관리하는 백악관 보좌진도 의도된 문법적 오류, 과도한 느낌표(!) 사용 등으로 ‘트럼프 스타일’을 구현하고 있다고 미 보스턴글로브(BG),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에는 본인이 직접 작성하지 않은 트윗도 있다. 백악관 보좌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허락 하에 종종 ‘대리 트윗’을 날린다. 이 과정에서 보좌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문체를 고려해 일부러 문법적 오류를 저지르거나 간단한 문장을 사용한다.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느낌표를 반복해 사용하거나, 특정 단어를 영어 대문자로 표현한다.

BG는 백악관 보좌진이 트럼프 대통령의 문체를 재현하는 데 능숙해져서 이제는 실제 트윗 작성자가 누구인지 분간하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도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캠페인 중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을 사용해 트윗을 보냈다. 반면 트럼프 캠프 직원들은 대부분 아이폰을 사용했기 때문에 트윗이 ‘안드로이드용 트위터’와 ‘아이폰용 트위터’ 중 어디서 왔느냐에 따라 작성자 파악이 가능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계정을 통해 전송된 트윗의 작성자를 파악하는 트위터 봇(Twitter botㆍ로봇이 발송하는 트윗)도 나왔다.

미 시사잡지 더 아틀란틱 소속 앤드류 맥길은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의 트윗을 분석해 이를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된 트윗은 96%의 확률로 트럼프 대통령이 작성한 것으로 판별됐다.

다만, 트위터 봇의 분석은 시간이 흐를수록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다. 맥길은 “온라인 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흉내 내는 방법이 더 정교해지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보좌진의 문법적 오류가 나름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사 브로켄브로 바른문법진흥회의 창립자는 “대통령은 표준 영어를 무시하면서 그가 억만장자임에도 보통사람들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는 대외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문법적인 관습은 엘리트주의적이며 항상 존재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불필요한 논란만 만들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 4월 퀴니피액대학의 설문조사에서는 유권자의 67%가 대통령의 트위터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WP 조사에서는 공화당원 2명 중 1명이 여기에 동의했다. 뉴욕지방법원은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일부 이용자를 차단한 것은 공개적인 토론장에 접속할 권리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를 위반한 것이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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