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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감해지는 ETF 시장…‘1배수’ 팔고 ‘2배수’ 사들였다
-‘레버리지 ETF’에 밀물ㆍ‘1배수 ETF’에 썰물
-개미, 코스닥150레버리지 집중 매수…‘팔자’ 외친 기관과 대조적
-증권사 증시 전망 하향조정…“지수하락ㆍ변동성 손실 유의해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성향이 과감해지고 있다. 코스피ㆍ코스닥 지수가 여전히 지난 연말 수준에 머무르며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지수가 휘청할 때마다 일반 ETF 대신 2배 수익을 좇는 레버리지ETF를 매입하며 ‘한탕’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무역 분쟁 위험에 대한 경계감, 기업 실적 감소 우려 등으로 증권업계마저도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있어 ETF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2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주식형 펀드 1448개 가운데 최근 한달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레버리지 ETF’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ETF’였다. 이 기간 국내ㆍ외 주식형펀드 유형에서 총 283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두 상품에는 각각 3089억원, 2031억원의 자금이 쏠렸다. ETF는 코스피200이나 원유와 같은 특정 지수나 자산가격의 움직임에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투자 상품이다.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한다.

최근 1개월 자금유입 최상하위 주식형펀드 현황 [자료=한국펀드평가]

특이한 점은 같은 기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된 주식형펀드 역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형 투자 상품이었다는 점이다. 다만 지수 등락을 2배가 아닌 1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라는 점이 달랐다. 최근 한달 ‘멀티에셋코리아베스트다이나믹인덱스’에서는 1624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200 ETF’, 삼성자산운용 ‘KODEX200 ETF’에서도 각각 1526억원, 1348억원이 유출됐다. 통상 일반 ETF와 레버리지 ETF는 자금유입 측면에서 같은 방향성을 띈다. 그러나 최근에는 1배수 펀드 상품을 환매해서라도 2배 수익률을 좇는 과감한 투자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2배 수익’ 상품으로의 자금유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개인투자자들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200, 코스닥150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총 11개 레버리지ETF 종목을 107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그중에서도 80%가 넘는 금액이 코스닥150레버리지 ETF에 투자됐다. 같은 기간 ‘금융투자’ 계정(증권사, 선물회사, 자산운용사들이 자기자본을 들여 사들인 주식 규모가 집계되는 계정)이 2787억원어치 레버리지ETF를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108억원 규모의 레버리지ETF를 사들였지만, 이 중 80%는 코스닥이 아닌 코스피에 투자돼 개인투자자들과 다른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3개월 주요 레버리지, 1배수 ETF 개인 누적 순매수 금액 [자료=대신증권]

그러나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해 한 번에 큰 수익을 내려는 개인투자자들의 기대감과 달리, 증권업계는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조심스레 낮추고 있다. 올해 코스피 최고치를 2830까지 전망했던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기대치를 2750선까지 낮췄고, 3000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던 대신증권도 전망치를 2750선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위험에 대한 경계감, 기업의 매출 감소와 비용부담 가중 등으로 인해 증시의 추가적인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서 레버리지ETF는 지수가 결과적으로 오른다 해도 그 수익률이 2배 이하이거나, 혹은 1배 수익률에도 못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1만원 가격의 1배 추종 ETF와 레버리지 ETF가 있다고 가정할 때, 코스피200 지수가 25% 하락한다면 이들 상품의 가격은 각각 7500원, 5000원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이튿날 지수가 33.3% 올라 원점을 회복할 경우, 1배 ETF는 1만원의 가격을 회복하는 반면 레버리지 ETF는 8333원까지 오르는 데 그친다. 이른바 마이너스(-) 복리효과에 따른 ‘변동성 손실(Volatility Drag)’을 내게 되는 셈이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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