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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빌보드 뮤직 어워드’ 진행, 안현모와 윤상은 무엇이 달랐을까
[헤럴드경제 TAPAS=이유정 기자]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 컴백 무대와 톱 소셜 아티스트상 수상이 화제인 가운데 시상식 생중계를 맡은 MC들의 진행이 이목을 끌었다. 특히 방송인 안현모와 가수 윤상의 코멘트가 대비되며 시청자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2018 빌보드 뮤직 어워드’가 미국 라스베가스 MGM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개최됐다. 국내에서는 Mnet을 통해 생중계됐다. 기자출신 방송인 안현모, 가수 윤상, 평론가 강명석이 해설 및 진행을 맡았다.

위 왼쪽부터 안현모, 윤상, 강명석. 아래는 21일 톱 소셜 아티스트상 수상소감을 말하는 방탄소년단[사진=Mnet 캡쳐]

이날 안현모는 매끄러운 통역과 풍부한 해설로 진행을 이끌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국내에서 낯설 수 있는 수상 후보 아티스트들에 대한 사전조사, 친근한 설명, 무대 이해도와 생생한 분위기 전달이 빛을 발했다. 안현모는 시상식이 진행되는 와중 방탄소년단과 함께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메인 MC를 맡은 윤상의 진행은 다소 불편했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얻고 있다. 후보 아티스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테일러 스위프트와 자넷 잭슨 등 여성 아티스트들에 대해 ‘맏언니’, ‘노산’ 등 신중하지 못한 코멘트를 덧붙이는 등 껄그러운 진행이었다는 평이다.

21일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여성 아티스트, 톱 셀링 앨범 등 2관왕에 오른 테일러 스위프트[사진=Mnet 캡쳐]

특히 이날 국내 생중계의 주인공이었던 방탄소년단에 대한 인식에서 두 MC는 미묘하지만 큰 차이를 보였다. ‘아시아 가수의 세계 진출’, ‘그 중심에 선 대한민국’ 등 지속적인 국가 중심주의적 시각으로 방탄소년단을 언급하는 윤상과 달리 이런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을 취하는 안현모의 태도가 비교됐다.

윤상의 “아시안 아티스트들의 활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그러려면 (방탄소년단이) 오늘 좋은 결과를 따내야겠죠?”라거나, 글로벌 팬들의 지지를 받는 방탄소년단의 무대를 ‘대한민국이 중심에 선 무대’라 평하는 등의 발언은 오히려 해외 시장의 거부감을 일으킬만한 인식을 내비쳤다.

이에 안현모는 “(사회를 맡은) 켈리클락슨의 방탄소년단 소개 멘트에 코리아라는 단어가 없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보이밴드라는 말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거죠”라며 “전세계에서 온 팬들이 공연을 보기 위해 모였다”는 등 한국과 아시아가 중요한 게 아닌, 국가를 초월한 팬들의 열정을 강조했다. 국가적 논리를 떠나 음악으로 소통하는 음악 축제의 본질을 꼬집는 말이었다.

물론 통역을 맡은 안현모만 인이어를 낀 상황에서 윤상은 상대적으로 현장 분위기를 실시간으로 전달 받을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팝 아티스트들에 대한 부족한 정보, 현시대의 글로벌 음악 시장과 동떨어진 국가주의적 인식은 불편한 진행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아이러니 한 건 이날의 빌보드 무대는 ‘국위선양’이나 ‘아시아 대표’ 등의 수식을 떠나,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국가를 초월해 글로벌 팬덤과 소통한 결과란 점이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교수는 저서 ‘케이팝의 시대’를 통해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의 질적 우수성이 한류의 주요한 이유임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애국주의나 국가주의로 흘러가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며 “음악에서 식민지 진출처럼 ‘진출’, ‘석권’, ‘지배’ 등의 담론이 일어나게 되면 해외 시장에서 거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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