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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무 회장 별세]다툼 없는 계열분리…‘아름다운 이별’ 찬사
- GS, LS, LIG, LF 등 범LG그룹 성공적 분리
- 인화(人和)정신 바탕…‘조용한 리더십’
- 계열사 다수 분리에도 그룹 매출 급성장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는 더욱 긴밀하게 협력하며 LG와 GS 모두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하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2004년 7월 GS홀딩스가 출범한 후 열린 임원세미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LG와 GS가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지 올해로 13년, 당시 구 회장의 말처럼 LG그룹(4위)과 GS그룹(7위)은 모두 재계 순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리는 대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구본무 회장은 GS, LS, LIG, LF 등 다수의 범LG그룹을 분리시키면서 LG그룹의 근간인 ‘인화(人和)’ 정신을 바탕으로 ‘조용한, 그러나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내로라하는 국내 재벌기업들이 종종 경영권을 둘러싸고 가족이나 친인척 사이에 분쟁을 벌이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무엇보다 찬사를 받는 것은 LG그룹과 GS그룹과의 ‘아름다운 이별’이다.

LG그룹은 고(故) 구인회 회장과 고 허만정씨가 동업을 통해 세운 회사다.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 설립을 시작으로, 무려 57년에 걸쳐 동업관계를 이어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창업 세대와 2대 구자경 LG명예회장-故 허준구씨를 거쳐 구본무 LG 회장-허창수 GS회장에 이르기 까지 이어오던 동업 관계는 지난 2005년 GS그룹이 정유, 유통, 부문을 가지고 LG그룹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그 흔한 지분 분쟁이나 마찰은 없었다. 두 그룹은 계열분리 후에도 지금까지 끈끈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구본무 회장은 이보다 앞선 1999년에는 LG화재(현 LIG손해보험)를 LIG그룹으로, 2003년에는 전선과 산전 부문을 LS그룹으로 분리시켰다. 일찌감치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잡음 없이 계열분리까지 끝냄으로써 LG그룹의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뛰어난 경영능력도 보여줬다. 수차례에 걸친 계열분리 과정에서 알짜 계열사들이 LG그룹을 떠났지만, 구 회장은 이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전자와 화학, 통신을 주축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LG그룹을 글로벌 IT 기업으로 키워냈다.

구 회장 역시 2005년 신년사에서 “계열분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우리의 역량을 전자, 화학 등 주력사업에 집중함으로써 LG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 결과 구 회장 취임 직전인 1994년 30조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160조원대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도 10조원 수준에서 110조원으로 늘어났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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