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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도때도 없는 두통, 진통제부터 찾나요…생활습관 바꾸는게 藥
흔한 증상 약으로 버틸땐 만성화
장기간 잘못된 자세 목구조 변형
스트레스로 근육긴장땐 뒷목 뻣뻣
경추에 무리가지 않게 바른자세 유지
한두 시간 간격 목·어깨 스트레칭을


# 주부 여모(57) 씨는 요즘 들어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 진통제를 찾는 일이 많다. 집안일도 바쁜 데다 대학 4학년이어서 취업을 고민하는 아들 걱정, 정년이 코앞인 남편 걱정까지 하다 보면 저절로 골치가 아프다. 지속되는 두통이 큰 병일까 두려워 병원을 찾았지만, 검사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었다. 하지만 계속 약을 먹는 것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두통은 전체 인구의 70~80%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때문에 대부분 참거나 여 씨처럼 진통제에 의존하며 버티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나을 수 있는데도, 무관심하게 방치했다 만성 두통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두통 중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를 일차 두통이라고 한다. 아플 때마다 진통제를 복용하면, 나중에 약이 듣지않는 만성 두통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제공=강동경희대병원]

두통 통증 빈도가 강하면 검사 받아야=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7년간(2010~2016년) 두통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무려 29%(67만1156명→86만7569명)나 증가했다. 최근 사회가 시급하게 발전하면서 각종 스트레스 요인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2016년 자료를 보면 여성이(53만4264명)가 남성(33만3305명)보다 1.6배 더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30~40대는 1.5배, 50~60대는 1.9배로 중년 여성이 남성보다 두통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경기가 되면 나타나는 여성호르몬의 변화가 두통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두통에는 일차 두통과 이차 두통이 있다. 일차 두통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두통, 이차 두통은 뇌혈관 문제, 뇌종양, 감염 등의 질환이 원인이 돼 발생한 두통이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두통은 대부분이 일차 두통이다.

일차두통은 목, 뒤통수, 어깨 부위의 근육이 긴장하면서 발생하는 긴장형 두통과 뇌신경과 혈관 계통이 비정상적 반응을 보여 발생하는 편두통이 있다. 이차 두통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해결된다. 하지만 CT(컴퓨터 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 등의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 일차 두통은 원인 질환이 없어 진통제만 먹고 마는 경우가 많다. 만성화되면 치료가 어려워진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만성두통 중 검사를 통해 뇌 질환 등의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는 약 1%”라며 “검사 여부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기존 두통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심한 두통이 갑자기 시작될 때 ▷구토, 실신, 의식 소실을 동반할 때 ▷시력 저하, 안구 통증ㆍ충혈을 동반할 때 ▷운동ㆍ감각 이상, 걸음걸이 장애, 균형감 상실이 나타날 때 ▷통증 빈도ㆍ강도가 시간 경과에 따라 점차 강해질 때 등이다.

수험생과 취업 준비생을 괴롭히는 두통은 목과 머리 주변 근육의 긴장이 과도하게 심해지면서 발생할 때가 많다. 이 교수는 “수험생과 취업 준비생은 장기간 앉아서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목 구조가 변형될 뿐 아니라 스트레스로 근육 긴장이 오면서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통은 아래와 같은 상황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식사를 걸러 혈중 당 농도가 낮아질 때 ▷비만으로 혈압이 올라라고 수면무호흡증이 유발돼 만성 두통이 나타날 때 ▷카페인 섭취로 심장이 뛰면서 혈압이 상승되고 이완이 방해받을 때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작업해 경추(목뼈)에 무리가 왔을 때 ▷불규칙한 수면이 수면장애로 이어졌을 때 등이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을 때에는 목ㆍ어깨 스트레칭=두통이 생기면 스스로 진단하고 진통제를 과용 복용하다 점차 만성화되는 단계를 거치는 경우가 많다. 진통제에 의존하면 심한 경우 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게 된다.

이 교수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도 예민해져 머리가 더욱 자주 아프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며 “약물은 꼭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복용해야 한다. 운동, 식이,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비약물적 치료를 증상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두통은 대부분 사람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지만 간혹 뇌 질환의 증상이 두통으로 시작되기도 한다”며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이 매우 많고 치료법 역시 다양하기 때문에 스스로 두통을 진단하고 약을 복용하기보다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두통은 지나친 과로, 스트레스, 긴장, 수면 부족이 주된 원인이다. 두통을 없애기 위해서는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과도한 긴장을 삼가며, 충분한 휴식을 위하는 것이 우선이다.

생활 습관 개선으로도 두통을 예방할 수 있다. 조승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는 “기름진 음식이나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물을 피하고 찬바람, 추위 등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며 “평소 복부가 냉하고 소화 기능이 약하다면 성질이 차가운 채소나 과일 섭취를 피하고 규칙적 식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목과 머리 주변의 근육 긴장이 통증의 주된 원인이므로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턱을 앞으로 내미는 자세는 경추에 많은 무리가 되므로 턱을 내밀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작업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경우에는 한두 시간 간격으로 목과 어깨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 줘야 한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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