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눈에 읽는 신간
작은 생활을 권하다(조슈아 밀번·라이언 니커디머스 지음, 고빛샘 옮김)=여기 한 남자가 있다. 오하이오 주 데이턴 출신의 이 남자는 20대 후반에 이미 높은 직위에 올라 억대 연봉을 받으며 열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그는 성공한 직장인의 표상이었다. 그러나 남자는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두려움과 불안, 스트레스, 우울증에 빚까지 남자는 늘 시달렸다. 바로 미니멀리스트 조슈아 필즈 밀번의 얘기다. 경제적으로 가정적으로 무너져 내린 그는 우연한 기회에 미니멀리즘의 삶의 방식을 만나고 새롭게 거듭났다. 이 책은 그가 미니멀리스트를 선언하고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의 깨달음과 작은 생활 실천법을 담고 있다. 그가 물건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 먼저 선택한 것은 1년 동안 어떤 물건도 사지 않는 실험이었다. 대신 그는 무료급식소나 집짓기 운동 단체 등 자원봉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미니멀리스트의 자산관리법, 돈이 들지 않는 건강에 유익한 식이요법 등 저자의 경험이 녹아있는 노하우들이 눈길을 끈다. 몇년 전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미니멀리즘 열풍은 일상의 작은 행복을 찾는 시대적 흐름이 더해지면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는 모양새다.

잃어버린 잠을 찾아서(마이클 맥거 지음, 임현경 옮김, 현암사)=불면증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많아지면서 달콤한 잠을 선사한다는 수면산업이 뜨고 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경우의 상태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8퍼센트인 사람과 같은 인지 장애를 보인다.
예수회 신부였던 저자는 수면무호흡증으로 6시간 자는 동안 287번을 깰 정도로 극심한 수면장애에 시달럈다. 잠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문학과 역사, 과학을 넘나들며 들려주는 책엔 잘 알려지지 않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다. 잠이 없기로 유명했던 에디슨은 실험을 하느라 밤 12시에 점심을 먹을 때가 많았다. 또 나이팅게일은 자신의 유명세를 극도로 싫어해 36세 이후에는 가족과의 만남도 꺼리면서 숨을 거둘 때까지 침대에서 주로 보냈다. 아이네이스와 걸리버, 로빈슨 등 문학작품 속의 잠과 동물들의 잠, 갑자기 잠들어 렘수면로 진입하는 기면증,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수면제들 등 과학적인 탐사까지 인류와 함께 해온 잠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아냈다.

당선, 합격, 계급(장강명 지음, 민음사)=문학상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당선자 없음’이 일상화되고 통폐합된 문학상도 적지 않다. 상금도 반토막이 났다. 1996년 본격화된 문학공모전은 20년이 지난 시점, 그 권위를 상실한 모습이다. 무슨 일이 문학판에서 벌어진 걸까. 4개 문학상을 석권한 장강명 작가는 한국문학의 위기와 문학공모전을 결부시킨다. 소설을 쓰는 대신 공모전을 기웃거리는 작가들, 공모전 작가만 모시는 문단, 다관왕 작가라는 웃지못할 타이틀 등 작가의 분석은 예리하게 파고든다. 문학공모전과 기업 공채를 닮은 꼴로 본 점은 흥미롭다.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공정한 평가가 보장되며 통과하기만 하면 안정된 내부자 지위를 갖게 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작가는 삼성그룹 입사 시험, 로스쿨 반대 시위 현장, 문학상 심사 현장을 취재하며 이 제도의 갈등과 부작용을 들여다본다. 작가는 한국경제가 모방과 추격을 지나 더 나가지 못하는 원인을 여기에서 찾는다. 중간 그룹의 입사 1~2년차들이 삼성에 재입사하려고 시험을 보고 평생 써먹지도 못하는 지식을 암기하며 한 방향으로 노력하는 게 과연 맞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작가는 실현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