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감각적 콜렉터들 소구할까 ‘관심’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한남동에서 옥수동을 잇는 ‘독서당로’가 새로운 ‘갤러리 스트리트’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물론 국제갤러리, 현대갤러리, 학고재갤러리 등 대형 화랑들이 주를 이루는 삼청로에 버금가는 건 아니다. 갤러리들이 여기저기 포진했다고는 하지만 독서당로는 여전히 맛집과 독특한 분위기의 샵, 카페 등이 주를 이룬다. 대림미술관의 분관인 D뮤지엄과 구슬모아당구장 등 젊은층의 감성을 자극하는 전시공간은 독서당로의 또다른 정체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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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3대 경매회사인 필립스는 최근 `사운즈 한남`에 한국 사무소를 오픈했다. 이곳은 앞으로 홍콩 경매 프리뷰, 강의, 이벤트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된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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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화랑인 가나아트도 `사운즈 한남`에 분관인 `가나아트 한남`을 오픈했다. 동시대작가들의 젊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이한빛 기자/vicky@] |
이곳이 본격적 터닝포인트를 맞이한 건 복합문화공간인 ‘사운즈 한남’이 오픈하면서다. ‘레지던스, 리테일, 오피스가 모인 어반 리조트’를 컨셉으로 디자인회사인 JOH(제이오에이치)가 기획하고 운영하는 공간으로 순천향대학병원 뒤쪽에 위치한다. 약 600평 규모의 대지에 다섯개 건물로 구성된 사운즈 한남은 뻥 뚤린 중정을 중심으로 꽃집, 레스토랑, 안경점 등 상업공간 14개가 입점하고, 레지던스 14세대가 자리잡았다.
이곳엔 세계 3대 경매사인 필립스가 한국 사무소를 지난 25일 오픈했고 가나아트갤러리도 ‘가나아트 한남’이라는 이름으로 제 2의 갤러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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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남동에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사운즈 한남` [사진=이한빛 기자/vicky@] |
필립스 한국 사무소는 홍콩 경매 프리뷰와 강의ㆍ이벤트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된다. 릴리 챈 필립스 아시아 본부장은 “한국 사무소는 한국 콜렉터의 성장세와 한국시장 중요성을 고려해 오랜기간 준비했다”며 “한국은 현대미술과 디자인에 관심이 가장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28일까지는 개관 기념으로 홍콩 상반기 경매인 ‘20세기 및 동시대 미술&디자인 이브닝 경매’와 ‘홍콩 시계 경매’에 출품되는 하이라이트 작품 31점을 선보인다. 앤디워홀의 ‘두 개의 마릴린(Two Marilyns)’를 비롯 쟝 뒤뷔페,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 등이 전시됐다. ‘두 개의 마릴린’은 앤디워홀의 유족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으로 낮은 추정가는 300만달러다.
거장들의 작품으로 채워진 필립스와 달리 가나아트 한남은 젊은 작가를 소개에 집중한다. 가나아트 측은 “평창동 본사와 달리 동시대 작가들의 젊고 실험적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관전으론 1991년생인 장유희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대학 순수미술과를 졸업하고 현재 시카고 예술대학에서 재학중인 작가는 여러 매체와 방법을 활용해 일상적 경험을 일기처럼 풀어낸다. 공책에 끄적거린 낙서처럼 젊은 감성을 발랄하게 전달하는 그림이지만 붓질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는 상당히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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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러리조은은 콜렉터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고 있는 중견작가 하태임의 개인전 `스프링 소나타`를 오는 5월 4일까지 연다. 전시엔 작가의 대표작인 컬러밴드 시리즈 신작이 나왔다. [사진=이한빛 기자/vicky@] |
한남오거리를 건너 옥수동을 올라가는 길에도 갤러리가 포진했다. 갤러리조은은 중견작가 하태임의 24번째 개인전을 오는 5월4일까지 개최한다. ‘스프링 소나타(Spring Sonata)’라는 주제로 열리는 전시엔 하태임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컬러밴드’시리즈 신작이 나왔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비슷비슷한 작업처럼 보인다고 하지만 저는 늘 새롭다. 음악이 다양한 높낮이로 조화를 꾀하듯 내 작업도 색들이 만나 조화를 창조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갤러리조은과 이웃한 필갤러리는 기획전 ‘피스풀 가든(Peaceful Garden)’에서 고자영, 노경희, 시원상, 이영지, 한수정 작가를 소개하고, UN빌리지 내에 자리한 갤러리비선재는 단색화가인 윤양호의 개인전을 30일까지 진행한다.
/vick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