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전과 헬스케어의 융합…숙면에 초점
[헤럴드경제(로마)=정순식 기자] 가전과 바이오헬스케어의 융합은 올해 역시 가전업계의 최대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최근 가전업계는 불면의 현대인을 타깃으로 한 ‘웰 슬립(Well sleep)’ 가전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네덜란드 기업 필립스와 독일 생활가전 업체 ‘보이로’는 나란히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이탈리아 로마에서 진행 중인 ‘IFA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 2018’에서 ‘웰슬립’을 타깃으로 한 제품을 선보였다.
‘IFA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는 이른바 프리이파(pre-IFA)로 불린다. 매년 가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IFA)에 앞서 매년 4월에 진행되는 미디어 행사다. 올해 가전시장의 트렌드를 가늠하는 행사로 꼽힌다. 올해도 전 세계에서 360여명으 기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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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 가전업체 보이로가 ‘슬립 라인’이라는 이름의 숙면 보조 제품을 선보였다. 건강과 웰빙이 메가트렌드임을 밝힌 보이로의 지향점을 스케치한 모습. [제공=IFA] |
필립스가 숙면을 위해 주목한 분야는 공기의 질과 빛, 그리고 뇌파다.
리앳 벤저(Liat Ben-Zur) 필립스 수석부사장은 이날 파워브리핑을 통해 이 솔루션들을 통해 실외보다 2~5배 오염되기 쉬운 실내 공기를 정화하고 자연광과 가장 비슷한 조명으로 숙면을 돕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을 받은 건 ‘스마트슬립 헤드밴드’였다. 필립스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에서 이 제품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제품은 수면에 도움을 주는 백색소음이 흘러나오는 웨어러블 기기다. 백색소음은 귀에 쉽게 익숙해지는 자연스러운 소리로 알려져 있다. 작게 반복되면서 주변 소음을 덮어주는 작용을 한다.
기기의 센서가 뇌파를 분석해 뇌의 활동에 따라 알맞은 백색 소음을 들려주면서 잠이 쉽게 들게 유도하고 깊은 수면 상태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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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스가 웰슬립을 타깃으로 한 제품을 잇따라 공개했다. 지난 20일 이탈리아 로마 셰라톤 데 메디치 로마호텔에서 열린 ‘IFA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 2018’에서 IFA 전시회의 상징 ‘IFA 걸’이 ‘스마트 슬립 밴드’를 착용하고 있다. [제공=IFA] |
벤저 부사장은 “25세에서 45세 사이 미국인 40%가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이고, 성인 인구 30%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며 “현대인들에게 잠은 건강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필립스의 다양한 헬스케어 솔루션이 숙면을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생활가전 업체인 보이로도 ‘웰슬립’에 주목했다. 보이로는 이날 ‘슬립 라인’이라는 이름의 숙면 보조 제품을 선보였다.
먼저 귀에 거는 형태의 코골이 방지 기기인 ‘스노어 스토퍼’는 수면 중 코골이를 하면 기기가 이를 감지하고 소리나 진동으로 자극해 코골이를 멈추게 하는 제품이다. 상대방의 코골이 때문에 깊은 잠을 못자는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다.
보이로는 또한 종합 건강관리를 위한 ‘헬스매니저 시스템 앱’도 선보였다. 이 또한 ’웰슬립‘과 연관된다. 주력 사업인 전기요를 통해 최적의 수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온도를 조절해주는 ‘코지 나이트(Cozy Night) 앱’과 연동된다. 깊은 수면에서 얕은 수면으로, 다시 잠에서 완전히 깨어나도록 조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해주는 ‘라이트업(Light up) 앱’도 소개됐다.
국내 업체에서도 웰슬립을 목표로 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코웨이는 스마트 베드 시스템으로 CES 2018 혁신상을 받았다. 매트리스에 IoT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의 수면 행태와 주변 환경을 분석해 수면 방해 요소를 최소화해주는 개념이다. 사용자가 코를 골면 에어 매트리스가 목과 어깨 부위 등에 부드러운 자극을 줘서 코골이를 멈추게 도와주는 형태다.
앞서 삼성전자도 이스라엘의 IoT 벤처기업을 인수해 2015년 센서 형태의 ‘슬립 센스’를 공개했지만 아직 제품은 출시하지 않고있다.
su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