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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당예언 드루킹, 사이비교주 같아…핵심 회원은 별도관리”
경공모 회원이 본 드루킹
일부 회원은 별도 카페서 활동
기사링크 보내며 “내말대로 됐다”
자체판매 ‘탈모비누’ SNS홍보 요청


“드루킹이 블로그나 SNS에서 ‘열린 카페’라고 말하는 카페를 보통 ‘경제적 공진화 모임’이라고 불러요. 그 큰 카페 안에서도 계급이 있지만, 같은 이름을 가진 드루킹의 카페가 최소 3개는 있어요. 진짜 핵심 멤버는 거기서 얘기를 나누죠.”

네이버 기사의 댓글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드루킹’ 김모(48) 씨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계속되면서 조작에 필요한 포털 아이디를 제공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수상한 활동에 대한 전 회원들의 증언이 계속되고 있다. 회원들은 설립 초기 ‘경제민주화’를 위한 소액주주모임 활동은 뜸해졌고, 최근에는 사실상 김 씨의 사조직처럼 운영됐다고 입을 모았다. 활동이 잦은 이른바 ‘핵심 회원’은 별도의 카페를 통해 김 씨의 지시를 받았다는 얘기도 나왔다.

경공모 회워인 A 씨는 “드루킹이 대가뭄을 통한 정권 교체 등 비현실적인 얘기를 자주했다”고 말했다. [사진=드루킹의 SNS 캡쳐]

지난 2015년 소액주주 운동에 관심이 있어 경공모에 가입했었다는 A(33) 씨는 20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높은 적중률로 유명했던 예언서인 ‘송하비결’을 드루킹이 재해석해 정세를 예언하면서 카페가 일종의 종교집단처럼 변했다”며 “대가뭄을 통한 정권 교체 등을 언급하는 등 비현실적인 발언이 늘면서 일반 회원 중 상당수는 활동을 접었고, 일부 열성 회원 중에는 별도 카페를 만들어 ‘열린 카페’와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A 씨는 “드루킹이 만든 인터넷 카페가 열린 카페 외에도 2~3개 더 있었지만, 경찰 수사 직후 열린 카페와 함께 모두 폐쇄됐다”며 “사이트 주소에 자신의 필명을 넣어 일반 회원들도 해당 카페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있었다”고 했다. 현재 경공모 카페는 일부 관리자 등급의 회원들을 제외하면 들어갈 수 없도록 폐쇄된 상태다.

김 씨가 경공모 카페와 SNS를 자신의 세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썼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 씨가 카페에서 회원에게 기사 링크를 보내주며 “자신의 뜻대로 상황이 돌아가고 있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는 것이다.

지인의 권유로 경공모에 가입했었다는 B(35) 씨는 “처음에는 주식 관련 얘기를 듣고자 가입했는데, 나중에는 자신들이 파는 탈모 비누 얘기를 SNS에 퍼뜨려달라는 요구를 받고 SNS 댓글을 달기도 했다”며 “김 씨가 밖에서 보이는 모습에 굉장히 신경을 써서 예전부터 비슷한 요구를 자주 했었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3190개의 기사 링크에 대해서는 “김 씨가 지난해 중순께도 ‘추미애 당대표와 문재인 대통령의 불화설을 내가 처음 제기했는데, 내 말대로 정치권이 움직이고 있다’며 관련 기사를 게시판에 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공모의 수입은 자체 쇼핑몰 등을 통해 해결했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내부에서도 탈모 비누나 원당을 샀다는 회원은 거의 없었다”며 “정세분석 강의료와 회원들의 자발적 후원금이 많았고, 김 씨도 강연비 등을 자주 언급해 자체 수입으로 운영하는 줄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공모의 자금원 추적에 나선 경찰은 경공모의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자금관리책으로 활동한 ‘서유기’ 박모(31)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경공모와 관련된 금융계좌 30여 개에 대한 추적에 나선 상황이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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