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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주택시장 착시를 줄이려면
‘4월 서울 주택 거래량이 급감했다’ 이달 들어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언론들은 일제히 이런 제목을 뉴스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수치를 보면 차이가 많다. 서울 거래량이 300여건에 그쳤다고 하는 곳도 있고 3500여건 거래됐다는 곳도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후 17일까지 서울에서 아파트는 303건 거래됐는데, 서울시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거래건수가 3566건이나 된다. 실거래 기준과 신고일 기준이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말하자면 서울시 통계에서 신고는 4월에 했지만, 실제 계약일은 2~3월에 이뤄졌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4월 실제 거래가 300여건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없다. 4월 계약이 이뤄졌는데 아직 신고하지 않은 건이 상당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계약 후 60일 이내 신고할 수 있기 때문에 4월 실제 거래량을 알려면 최소 6월까진 기다려야 한다. 계약을 한후 실제 신고하기까지 60일 걸리기 때문이다. 6월 신고한 건수에 4월 계약한 사례가 포함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택시장을 따질 때 ‘주택’의 의미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주택 거래량이라고 하는 곳도 있고,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달라졌다는 곳도 있다. 주택은 엄밀히 따지면 아파트, 다세대 연립, 단독주택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

우리나라 주택의 절반은 다세대, 연립이다. 아파트만 따지면 전체 주택 거래량하고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들어 지난 올해 서울 아파트값은 3.4% 올랐는데, 연립주택이나 단독주택값은 1%도 오르지 않았다.

이달들어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 이 말도 엄밀히 말하면 평가하기 애매하다. 요즘 주택시장을 판단할 때 ‘집값’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중개업자들이 올려놓은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를 의미할 수도 있고, 정부에 실거래 등록한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삼는 곳도 있다. 어떤 통계 수치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시장 상황은 드라마틱하게 달라질 수 있고,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호가는 당장 1억~2억씩 달라진다. 집을 내놓는 입장에서 빗이 많거나 상황이 생기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국민은행이 내놓는 KB시세에 특히 호가가 많이 반영된다. KB시세는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집주인이 부르는 호가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집값 침체기엔 하락폭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개발 호재 등 시장이 좋으면 금새 급등하는게 호가다. 물론 호가라고 무시하면 안된다. 호가가 계속 유지되면 어느 순간 한두건 거래되면 바로 실거래가가 된다. 그래서 거래량이 중요하다. 거래가 많은 곳은 금방 호가가 실거래가에 반영된다.

국토부가 내놓는 실거래가는 실제 거래된 가격이다. 개발 호재 등 시장의 기대감까지 반영돼 상승기에 가장 먼저 실거래가로 이어진다. 무시하기 힘든 지표라는 이야기다. 주택시장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엄밀히 봐야하는 지표가 너무 많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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