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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선, 건조한 봄에도 조심…심한 비듬도 전조 증상입니다
- 윤상웅 건선학회 학술이사 인터뷰…”습도 낮은 봄에 환자 영향받아“
-”11~4월에 유병률이 높아…팔꿈치ㆍ무릎 각질이 나타나면 전조증상“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봄은 잘 알려진 겨울만큼이나 피부에게 혹독한 계절이다. 건선 환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건선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면역 매개성 질환인 탓에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봄에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다. 피부 건조증 등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건선으로 진단받는 환자를 종종 볼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요즘이다.

최근 만난 윤상웅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대한건선학회 학술이사)는 “봄에 건조한 날씨는 건선 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심한 비듬, 팔꿈치, 무릎 등에 나타나는 심한 각질은 전조 증상일 수 있으니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건선에 대한 궁금증을 윤 교수와 일문일답으로 알아봤다. 

봄의 건조한 날씨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미세먼지가 많아 밖에 못 나가다 보면 스트레스가 심해져 건성이 나빠질 수도 있다. 건선 환자는 보습제를 사계절 내내 꾸준히 발라야 한다. [헤럴드경제DB]

-봄에는 큰 일교차, 미세먼지, 꽃가루, 황사 등 피부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 많다. 이 같은 요인이 건선 환자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건선은 일년 내내 있는 증상이 나타난다. 미세먼지보다는 계절적 요인이 더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우선 겨울에는 일조량이 줄기 때문에 환자 상태가 나빠진다. 환자의 스트레스와 몸 상태에 따라 증상이 달라질 수 있다. 봄의 건조한 날씨는 문제가 될 수 있다. 미세먼지가 많아 밖에 못 나가다 보면 스트레스가 심해져 건성이 나빠질 수도 있다.

-봄철 건선 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일년 내내 동일하게 기본적으로 건조한 상황에 대비해 건선 환자는 관리를 해야 한다. 보습제는 꾸준히 써야 한다. 샤워는 일반인보다 덜 하는 것이 좋겠다. 때를 미는 행위는 피부를 건조하게 할 뿐 아니라 미세한 상처를 낼 수 있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별히 피해야 할 음식은 거의 없다.

-최근 발표한 논문 중에 ‘건선 환자 대다수가 손톱 건선을 동반하며, 이는 건선성 관절염에도 높은 연관성이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피부가 아닌 다른 신체기관에도 건선이 발병할 수 있다는 뜻인가.

▶건선 환자의 10% 정도는 상태가 가볍든 무겁든 건선성 관절염이 같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고혈압, 당뇨, 지방간 등 대사성 질환에 1.5~2.5배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건선은 과거에는 피부 질환으로 생각해 왔지만, 관리가 잘 안 되면 걸리는 전신 질환으로 지금은 본다. 증상이 약한 사람은 아직은 그 단계까지 가지 않았다고 본다.

-초기 건선 환자가 건선 증상을 단순 피부 트러블이나 피부 건조증 정도로 오인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가장 많이 건선과 혼동하는 질환이 노인에게 많이 생기는 건성 습진이다. 이름이 비슷하다 보니 환자가 대충 흘려 듣고 건선이라고 오인해서 종합병원에 오는 환자가 꽤 있다. 솔직히 환자가 증상을 보고 두 질환을 감별하기 쉽지 않다. 이름도 비슷해서 더 헷갈린다. 병원에 와서 질환을 감별받아야 한다.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면 건선과 구별하기 쉽지 않은 병이다.

-건선의 전조 증상은.

▶약하게 건선이 시작되는 환자는 대부분 두피에 생긴다. 비듬이 오랫동안 반복해 생긴다. 일부는 건선이고, 일부는 지루성 피부염이다. 두 질환 중에서는 건선이 비듬 각잘이 더 크고 하얗게 나타난다. 그래도 정확하게 두 질환을 따로 판별받아야 한다. 그 밖에 전신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팔꿈치, 무릎에 건선 각질이 많이 생긴다. 기타 부위에 생기는 사람은 건선 증상이 강해져 전신에 퍼질 때 나타나는 것이다. 전신에 퍼진 형태로 나타나더라도 일반인이 이를 건선이라고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무릎, 팔꿈치 등에 증상이 나타나면 아직 상태니 병원에 가서 확인해 볼 것을 권한다.

[사진=윤상웅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대한건선학회 학술이사)는 ”건선은 전염되는 질환이 아니다”며 “건선 환자를 피하는 등 사회적 편견이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선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환자가 많다고 한다. 원인은 무엇인가.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는 환자는 비듬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팔꿈치, 무릎에 나타나는 환자는 대부분 바쁘니 그냥 넘어가는 사례도 꽤 있다. 온몸에 퍼질 때에야 병원에 오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와서 진단받더라도 동네 병원에서 “안 낫는 병”이라고 이야기를 듣고 ‘안 되는 병이구나’ 생각해서 지레 포기하거나 대체의학에 의존하는 환자도 많다. 동네 병원에서는 대부분 스테로이드제를 처방하는데, 스테로이드제에 대한 불신이 많다 보니 안 먹는 사례도 있다.

-건선의 동반 질환에는 어떠한 것이 있나. 유병률은 어느 정도인가.

▶건선성 관절염이 10%. 그보다 흔한 동반 질환을 보면 40대 이상의 환자는 고혈압, 당뇨 같은 질환이 일반인보다 많이 보인다. 아직 국내 건선 환자에 대한 유병률 연구가 나와 있지 않다. 건선은 한 번 생기면 계속 반복되기 때문에 계절별 유병률이 큰 의미는 없다. 증상이 겨울에 심해져 병원에 오는 환자도 그때가 많다. 대개 11월에서 이듬해 4월에 환자가 많다.

-건선의 치료는 주로 어떻게 이뤄지나.

▶심한 정도 약물치료. 스테로이드제를 기반 국부 도포제, 비타민 D 유도체를 쓰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전신 광선 치료, 부분적으로 광선을 강하게 쪼여 주는 엑시머 레이저를 쓴다. 먹는 건선약은 대부분 면역 억제제다. 건선은 면역이 강해져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면역 억제제는 부분적으로 사용되고, 해당 질환을 쓰더라도 몸 전체의 면역력이 크게 약해지지 않는다. 중등도 이상의 최종 단계의 건선 치료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생물학적 제제를 쓸 수 있다.

-건선은 20~30대 환자가 많다고 늘었다.

▶건선은 통상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주로 발병하기 때문에 다른 질환 달리 젊은 환자가 많다. 환자 연령 평균은 45세 내외다. 얼굴, 손, 두피 등이 노출돼 있는 부분에 건선이 발생하면 사회적 문제가 된다. 두피에 심하다면 검은색 양복을 입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나라가 서양에 비해 건선 유병률이 낮아 질환 인지도가 높지 않다. 놀랄 만한 발진의 양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건선 환자를 피하게 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전염되는 질환도 아니어서, 건선 환자도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구축됐으면 한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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