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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롯데리아 ‘한우버거 실종사건’
구제역 인한 우제류 반입 금지
도내 개체수도 감소 공급 부족
전매장 불고기버거 판매 중지

“제주도 내 전통시장을 가든 패스트푸드점을 가든 ‘더 이상 육지에서 한우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대답만 들었어요. 결국 한우는 맛도 보지 못하고 서울로 돌아왔어요.”

직장인 김모(29) 씨는 지난 15일 제주도에 갔다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이날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푸드트럭을 둘러봤지만 유독 소고기 메뉴만 없었던 것. 정육 코너의 직원에게 물어보자 “최근 다른 지방의 소고기 반입이 금지돼 한우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제주 시내의 롯데리아를 방문해도 ‘한우불고기버거’에만 품절 표시가 돼 있었다. 의아해하는 김 씨에게 롯데리아 직원은 “제주도내 소고기 반입금지 조치가 해제될 때까지 당분간 한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리아는 제주도 내 모든 점포에서 한우불고기 버거 판매를 중단했다. 제주도가 구제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다른 지역 우제류 가축의 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한우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26일 경기 김포 돼지농장에서 국내 처음으로 A형 구제역이 발생하자 다음날인 27일 구제역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렸다. 구제역 경보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되면 전국의 우제류 가축시장이 일시 폐쇄되고 소ㆍ돼지ㆍ염소 등 우제류 농장 간 이동도 금지된다. 이 때문에 제주도도 지난달 28일부터 다른 지방의 우제류 가축 생산물 반입을 전면 금지했다.

소고기는 유통 물량의 50% 가량이 미국, 호주 등 수입산이라 그나마 충격이 덜하지만 100% 국내산인 한우의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는 게 제주도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도내에서도 한우를 생산하고 있지만, 기존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제주도청 동물방역과 관계자는 “돼지고기의 경우 도내 생산량이 높아 공급 여력이 충분하지만, 도내 한우 사육두수는 감소하는 추세”라며 “제주도산 한우가 아닌 다른 지역의 한우를 판매하던 상인들은 우제류 반입 금지 조치가 해제될 때까지 한우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롯데리아 관계자는 “한우불고기버거에 사용하는 한우는 제주산이 아니어서 우제류 반입이 금지된 지난달 28일부터 패티의 원재료인 한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제주도 내에서 한우불고기버거를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제주도청 동물방역과 관계자는 “경기 김포 구제역 발생 농가의 돼지에 대한 살처분과 긴급 예방접종, 방역 점검 등이 마무리되면 우제류 반입 금지 조치가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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