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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계한 호킹 박사 앓은 루게릭병…발병 초기 팔다리 힘빠지고 체중 감소
- 영국 세계적 물리학자…21세때 진단받고 55년간 투병
-“진단 후 평균수명 약 3~4년…30년 넘게 사는 사례도”
-“근육 마르고 체중 감소…호흡 관여 근육 마비돼 사망”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병마 속에서도 우주의 신비를 밝히려 노력한 영국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76세를 일기로 지난 14일 별세했다. 호킹 박사는 블랙홀과 관련한 우주론과 양자 중력 연구에 기여했다. 또 ‘우주의 완전한 이해’를 목표로 대우주에 대한 상대성 이론과 소우주에 관한 양자 이론을 통합하는데 몰두했다.

1959년 17세의 나이로 영국 옥스퍼드대에 입학한 호킹 박사는 21세에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이른바 루게릭병 진단을 받았다. 의사들은 그가 불과 수년 밖에 살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휠체어에 의지한 채 컴퓨터 음성 재생 장치 등의 도움으로 연구를 계속해 왔다.

영국의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76세를 일기로 지난 14일 별세했다. 그가 55년간 앓았던 루게릭병은 근육이 위축돼 힘을 쓰지 못하게 되는 원인 불명의 불치병으로, 현재 뾰족한 치료법이 없다. 1990년 9월 주간지 시사저널 초청으로 내한한 호킹 박사가 휠체어에 의지한 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블랙홀과 아기 우주’에 대해 강연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호킹 박사가 55년간 앓았던 루게릭병은 근육이 위축돼 힘을 쓰지 못하게 되는 원인 불명의 불치병이다. 이 병을 진단받고 2년 만에 사망한 미국 프로야구 선수 루 게릭(1903~1941)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루게릭병은 신경계 퇴행성 질환 중 하나로, 운동신경세포병(MND)이라고 한다.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1~2.5명이다. 성인에서 발병하며, 남자가 여자보다 발병률이 1.5배 정도 높다. 강성웅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루게릭병은 50대 후반부터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며 “진단 후 평균수명은 약 3~4년 가량 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호킹 박사처럼 치료 여부에 따라 평균 수명이 30년 이상이 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루게릭병의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유전성, 흥분독성, 산화독성, 면역 기전, 감염, 신경미세섬유의 기능 이상 등이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켜 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루게릭병의 증상으로는 근력 저하, 말더듬증, 삼킴곤, 피로, 호흡곤란 등이 있다. 발병 초기에는 팔과 다리에 서서히 힘이 빠지는 증상이 발생하다 곧 근육이 마르게 되고 체중이 감소하는 사례가 많다. 병이 진행되면 식사를 할 때 자주 사래가 들리거나 기침을 하고 밤에 잠을 자주 깨는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다.

강 교수는 “가로막과 갈비 사이 근육의 위약으로 인해 호흡곤란이 발생될 수 있다. 특히 횡격막 근육이 약하면 누워 있을 때 호흡곤란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며 “서서히 팔다리의 위약ㆍ위축이 진행돼 결국은 호흡에 관연하는 근육이 마비돼 사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루게릭병은 아직 뾰족한 치료법이 없는 질환이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현재는 유전자치료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를)시도하고 있는 수준이다. 현재 상품화돼 사용하고 있는 치료제는 ‘릴루졸’과 ‘라디컷’ 밖에 없지만, 그마저도 효과가 미미하다”며 “합병증을 예방하면서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고 호흡치료 등 재활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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