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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필, 실험적 무대…‘뛰어온 봄’을 만나다
예술의전당서 5회 정기연주회
기타·오케스트라 협연 ‘성공적’

해설있는 클래식으로 객석 몰입
獨·濠 등 주한외교대사 대거 참석


일년 사계절 중 가장 역동적 계절은 아마 ‘봄’일 것이다. 꽁꽁 얼어붙었던 대지를 뚫고 새싹과 생명을 틔워내는 일은 사실은 거칠고, 힘차고, 드라마틱하며 한편 아프기도 하다.

오케스트라가 묘사한 봄도 그랬다. 칼 오르프의 오라토리오 ‘카르미나 부라나’의 합창곡 ‘운명의 여신이여’로 무대를 연 헤럴드오케스트라필하모닉은 역동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봄을 객석으로 불러들였다. 

헤럴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3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 5회 정기연주회 ‘고향의 봄’을 개최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헤럴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제 5회 정기연주회 ‘고향의 봄’이 3월 8일 저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김봉미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헤럴드필은 지난 2014년 창단이후 매년 1회 정기연주회를 열고 있다.
연주에 앞서 만난 김봉미 지휘자는 “매년 정기연주회에선 새로운 도전을 하는데, 올해도 그렇다”면서 “기존 존재하는 협연곡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곡을 새롭게 구성해 기타와 나누어 연주한다.

요한스트라우스 봄의 소리 왈츠도 두 소프라노가 앙상블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휘자의 말대로 올해 헤럴드필의 무대는 클래식의 격조를 잃지 않으면서도 대중친화적인 모습으로 객석을 휘어잡았다.

CF나 영화의 긴박한 극적 장면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합창곡 ‘운명의 여신이여’로 시작한 이날 정기연주회는 두 소프라노의 대조적 무대로 이어갔다. 소프라노 이명희와 코러스는 한국 가곡 ‘살짜기 옵서예’로 사랑에 빠진 수줍은 아가씨의 마음을, 소프라노 박지현은 프란츠 레히르 오페라타 쥬디타 중 ‘뜨겁게 입맞춤 하는 내입술’을 불러 열정적 사랑을 노래하는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특히 이명희ㆍ박지현이 듀엣으로 보른 요한 슈트라우스 봄의 소리 왈츠는 두 소프라노의 기교가 어우러져 화려하게 무대를 장식했다.

이어진 기타리스트 장하은의 무대도 큰 박수를 받았다. 프란츠 리스트의 ‘헝가리 광시곡 2번’을 오케스트라가 함께 연주했는데, 기타와 오케스트라라는 언뜻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협연무대는 ‘밀크 초콜릿’처럼 부드럽게 섞였다. 기타는 음을 리드하다가 반주로 전환하는 등 자유자재로 곡을 채웠고, 오케스트라와 환상적 앙상블을 이뤄냈다. 연주자는 6개 줄을 뜯고, 튕기고, 기타 몸체를 두드리며 기타만의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헤럴드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김봉미 상임지휘자. 2003년 헬무트릴링 슈투트가르트 바흐 오케스트라ㆍ합창단을 동양 여성 최초로 지휘했고, 빌레벨트 오페라극장, 쥐트베스트 필하모닉 등 독일 주요도시 순회연주를 마치며 지휘자로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2부는 베스트 클래식 모음곡들로 채워졌다. 김봉미 상임지휘자는 “저는 무대에 서면 ‘수면장애’가 있다는 말을 믿을 수가 없다”며 관객을 웃음으로 무장해제 시켰다. 이어 베토벤의 운명,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 등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클래식 12곡을 5분으로 편곡해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하이라이트는 금관 5중주 그룹인 ‘솔루스브라스’의 무대였다. 얀 쿠치어의 ‘금관 5중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을 오케스트라와 함께 선보인데 이어 라파엘 포르테의 이베리아 라틴계의 소품 제1악장을 연주하며 부드럽고 청아하며 힘찬 금관악기의 선율과도 같은 봄을 선사했다. 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휘파람과 함께 “브라보”, “브라바” 등 찬사도 이어졌다.

한편 이날 연주회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독일, 호주, 파키스탄, 스리랑카 대사 등 주한 외교대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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