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보다 규제·입지 등이 좌우
봄 분양 성수기를 맞아 건설사들의 마음이 예년에 비해 더 바쁘다.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3~4월 예정된 분양물량은 전국 8만9800여 가구에 달한다. 경기도에 2만7000여 가구가 몰려 있으며 서울(1만3300여 가구)이 그 뒤를 이어 수도권에 77%가량이 집중됐다. 청약예정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의 분양 물량이 5만2000가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선보인 물량(1만5400가구)의 3배가 넘는다.
대형사 물량이 봇물을 이루는건 지난달 설 연휴와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분양 시기를 늦췄기 때문이다. 동시에 오는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수요자들의 관심이 분산되기 전에 물량을 내놓아야 한다는 다급함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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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3~4월 예정된 분양물량은 전국 8만9800여 가구에 달한다. 경기도에 2만7000여 가구가 몰려 있으며 수도권에 77%가량이 집중됐다. [헤럴드경제DB] |
한 건설사 관계자는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각 지자체가 현수물 제재가 강화돼 홍보 현수막 하나 내거는 것부터 어려워지고 선거운동에 홍보인력이 대거 동원돼 분양 홍보요원 구하기도 쉽지 않다”며 “상반기에 분양을 계획했다면 4월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마수걸이 분양을 하지 못한 대형사들도 속속 분양물량을 내놓고 있다. 대림산업이 이달 초 선보인 ‘e편한세상 보라매2차’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9.5대 1의 경쟁률로 무난히 출발했다.
SK건설은 과천 위버필드로 올해 포문을 연다. ‘준강남’ 과천에서 최초로 3.3㎡당 3000만원이 넘는 분양가를 기록할지가 관심이다. 삼성물산은 양천구 신정뉴타운에 ‘래미안 목동아델리체’를 선보인다.
대형사들은 브랜드를 앞세워 흥행몰이를 해왔지만 최근에는 시장 양극화가 청약를 좌우해 신경이 곤두서있다. 지난달 청약을 진행한 16개 단지 가운데 5개 단지만이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7개 단지는 2순위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정부의 청약요건 강화와 대출규제로 서울 강남권이나 ‘직주근접’을 내세운 도심권 단지들도 안심하기 어렵다.
첫 시험대는 올해 최대 관심 단지인 ‘디에이치자이 개포’다. 당초 9일 견본주택을 열 계획이었지만 분양승인이 미뤄지면서 일정이 연기됐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이 어려워 현금 부자만 접근할 수 있지만 최근 자금출처 조사가 엄격히 이뤄지고 있는 건 부담”이라며 “실제 얼마나 청약통장이 몰릴지는 두고볼 일”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