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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임콕콕-검은사막 모바일]속 시원한 게임불감증 치료제 등장


- 탈 모바일급 그래픽 기반에 쌓아 올린 타격감 '압권'
- 계단식 레벨디자인에 동기부여, 매출서도 함박 웃음


지난 2월 28일 오픈한 '검은사막 모바일'이 뜨겁다. 데뷔하자마자 매출 순위 5위, 다음날 2위(구글플레이 기준)까지 치솟으며 차트를 파괴할 기세다.
혹자들은 '리니지'신화 마저 꺾는 것이 아니냐며 혀를 내두르는 가운데 고공행진은 계속된다. 과거 '릴(RYL)'에서 출발한 성공신화는 'R2', 'C9'에 이어 '검은사막', '검은사막 모바일'까지 벌써 다섯 번째 흥행이다. 김대일 사단은 정녕 불패인가.
업계에서는 이 사단을 '외인구단'이라 칭한다. 비교적 외진 지역에 사옥을 매입하고 모든 멤버들이 함께 모여 미친 듯이 개발만 하는 개발사라는 이미지다. 뛰어난 프로그래머가 메인을 잡고 세계적으로 통용될만한 그래픽 스타일리스트와, 오랜 기간 동안 이 바닥에서 생존해온 기획자들이 합을 맞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인 '열정'을 녹여내 게임을 개발한다. 천재가 열정을 잊지 않고 노력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몸소 보여준 결과물들이 튀어 나온다. 그렇게 탄생한 '검은사막 모바일'은 일찌감치 성공 0순위 타이틀로 입소문이 자자 했고, 보기 좋게 성공에 이른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어떤 시도가 있었을까. 금주 게임콕콕에서는 펄어비스가 개발한 '검은사막 모바일'의 포인트를 찔러 봤다.
   

   

개발자 김대일은 마니아다. 단편적으로는 '레고'나 '스타워즈'마니아로 유명하며, 그 자신도 베테랑 게이머로서 그 누구보다도 마니아들의 마음을 잘 아는 인물이다. 오죽하면 '몬스터헌터 월드'를 하려고 게임 출시일을 늦춘게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나돌 정도니 할말 다했다. 그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들어준 핵심 요소는 바로 '타격감'. 남다른 엔진 기술과 이를 기반으로 쌓아올린 대전액션급 기술 구사, 콘텐츠들을 기반에 놓고 게임 시스템을 위에 얹어가며 시스템을 완성해 간다. '검은사막 모바일'역시 이 기조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조금 편하게, 쉽게 개발하면서 타격감을 변모한 점이 키 포인트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회피 액션'
김대일 사단의 타격감은 'C9'에서 이미 이론이 정립된다. 이른바 프레임 액션. 각 캐릭터가 복잡한 조작을 쓰고 타이밍에 맞춰서 반격을 하거나, 스킬을 연계하는 형태로 게임은 정립된다. 기술과 기술 사이에 묘하게 '딜레이'를 삽입하고 다시 이를 '캔슬'하는 공방을 집어 넣는 한편, 아주 찰라의 순간을 노려 큰 기술을 '꽂아 넣는' 타격감이 베이스다. 그래픽은 이를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설계 된다. 약한 기술에는 가볍게, 빠르게 휘두르는 몸동작을 강력한 기술에는 큰 사전 동작과 순간 경직을 넣으면서 '맞아라'라고 소리치게 만드는 설계가 압권이다.
   

   

특히 기술을 맞는 몬스터들도 이에 반응해 경직하면서 '때린다'는 느낌을 최고조로 끌어 올린다.'검은 사막'모바일에서도 이 기조는 유지되지만 결정적으로 '난이도'를 대폭 낮춘다. '프레임 액션'의 틀을 유지하지만 '자동 사냥' 형태로 순화하고, '회피 조작'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버전으로 게임을 만든다. 유저들이 눌러야 할 버튼은 '회피 버튼'하나. 딜레이가 큰 공격이 올 때 버튼을 누르는 것만 반복하더라도 '포션'을 아끼면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포션경제가 만들어 낸 게임 난이도

'회피 버튼'은 중반부가 넘어가면서부터 커다란 스노우볼을 만들어 낸다. 이유는 간단하다. 포션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초반부에 빠르게 진행하는 퀘스트들을 처리해 나가다 보면 보상으로 퀘스트를 주는 관계로 포션이 남아 도는데 슬슬 속도를 올리기 시작할 때 쯤 서서히 포션이 줄어들기 시작한다. 난이도는 점점 올라가고 포션값을 감당하기 힘들어지면서 은화가 줄어드는 현상이 발발한다. 선택은 두가지. 포션을 구매하거나 아니면 은화를 벌 수 있는 사냥을 해야 한다.
   

   

외로운 싸움을 택하는 강철의 현금술사들이야 별다른 문제가 없겠으나 서민들은 낮은 레벨 사냥터를 찾아 떠나게 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니 언제까지 '현금술사'일 수만은 없는 노릇. 때문에 '회피 버튼'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가 하면, '은화 나올 구석'을 찾아 게임 시스템을 샅샅이 뒤지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플레이타임은 늘어 나고 유저들은 감래한다. 좀 더 훌륭한 사냥법을 찾기 위해 팁을 뒤지는가 하면, '강화'와 '포션'사이에서 심각한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계단식 게임 밸런스에 '엄지 척'
미친 듯이 몬스터를 잡아서 은화를 벌고 포션을 마련하는 '해탈'의 경지에 도달할 때가 오면 이제 상위 몬스터에 도전할 차례다. 그러나 몬스터들은 쉽게 침입을 허락지 않는다. 무게 한계치까지 포션을 들고 미친 듯이 구르다가 스킬 콤보를 적중시키고, 포션을 마시고를 반복해도 다음 스테이지의 문을 열어 줄 기미가 없다. 답은 강화다. 스킬이 됐든, 장비가 됐든 정령이 됐든 일단 미친 듯이 강화를 해야 한다. 한 대도 안맞고 버틸 정도로 '신컨'이 되지 않는 이상 갖고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자해서 강화를 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포션 값'이 없다는 점은 굳이 이야기 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게임은 이렇듯 기가막힌 밸런스를 추구한다. '한 점 돌파'가 아니라 '다각도 돌파'를 고민해야하는 덕에 마을을 밥먹듯이 오가게 되고, 자동 이동임에도 불구하고 마을 지형과 NPC위치를 외우게 되는 효과가 있다.
자원을 기가막히게 활용한 동기 부여, 우리나라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패턴을 꿰뚫으면서도 또 재미를 주게 만드는 게임 밸런스는 감탄을 금지 못하게 만든다.

쉬어가는 '영지 관리'

빡빡한 레벨 디자인에 지쳐갈 때 쯤. 새로운 콘텐츠가 오픈되면서 유저들을 만난다. 바로 '영지' 시스템이다. 그저 그런 보스 몬스터 한 마리 죽였을 뿐인데 영지가 보상으로 따라 나온다. 채집이 귀찮은 유저들을 위해 자동으로 일을 해줄 파트너들을 지급하는 셈.
   

   

게임을 실컷 플레이하다가 영지로 돌아가 자원을 받고, 다시 이를 기반으로 영지를 업그레이드 해 나가면서 다음 콘텐츠를 즐긴다. 동시에 여러 보상들이 쏟아지는 만큼 잠시 게임을 손에 놓다가도 채집이 완료되면 게임에 다시 접속하게 되는 마법이 있다.
추후 이 자원들을 기반으로 더 많은 생산품들을 만들어 내고, 게임 중후반부 콘텐츠에 쓰게 될 전망이다. 그저 이 시스템을 조금씩 업그레이드 하는 것 만으로도 유저들의 접속 유지와 동기 부여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에서 통할만한 게임성 '보인다'
'검은 사막 모바일'은 오랜 기간 동안 게임을 즐겨오고, 분석하고, 또 만들어 본 개발자들만이 해낼 수 있는 게임이다. 때로는 일본 풍 수렵액션 게임에서, 때로는 서양식 영지 격전 게임이나 샌드박스 게임에서, 때로는 우리나라 전통 MMORPG플레이스타일에서, 때로는 대전 액션게임에서 뽑아낸 재미들을 한 데 묶는 작업을 완성해냈다. 과거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전성기의 기량을 보는 듯 한 게임이다.
   

   

그 결과물은 이미 '검은 사막'이 범국민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러시아 시장은 물론 '몬스터헌터 월드'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지역, 샌드 박스게임과 스토리텔링에 열광하는 서구권 등을 동시에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후 보스 몬스터 디자인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유저간 대결 시스템의 완성도를 끌어 올린다면 2018년 '올해의 게임'상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닌텐도 스위치에 쓰려고 사둔 2만mAh짜리 배터리를 스마트폰에 꼽으며, 나지막하게 외쳐 본다. "은화".
안일범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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