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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박상근 세무회계사무소 대표]종부세 강화 정책 ‘득’보다 ‘실’이 크다
정부 정책 당국자들은 투기억제와 부자증세 수단으로 종부세 강화를 주장한다. 세금은 기본원칙에 따라 강화하거나 완화해야지 투기억제라는 조세외적 목적이나 부자증세라는 포퓰리즘 시각에서 접근해선 안 된다. 세제는 조세의 목적인 재원확보에 충실하면서 세 부담이 공평하고 경제에 미치는 비효율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제정되고 운영돼야 한다. 종부세로 재원을 확보하기엔 한계가 있다. 참여정부는 종부세를 신설해 45만여 명으로부터 연 3조원 남짓한 세금을 거두면서 심각한 사회혼란과 조세저항에 부딪힌 바 있다. 그 이유는 ‘소득’이 아닌 ‘재산’을 과세대상으로 특정 계층에 과중한 세 부담을 안겼기 때문이다. 이런 징벌적 세금은 과세대상 범위가 좁고 해당 납세자의 조세저항 때문에 재원확보가 어려울뿐더러 투기억제라는 정책적 목적 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연간 세수가 1조원 남짓한 현재의 종부세가 이를 대변한다.

‘투기억제와 부자증세’는 종부세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투기억제는 주택을 적기적소에 공급하는 주택정책과 투기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을 막는 금융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양도세 중과, 종부세 강화 등 부동산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냉온탕식 부동산정책을 되풀이하면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국민은 예측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부동산정책을 원한다. 부자증세는 ‘재산’이 아닌 ‘소득’을 과세대상으로 하는 소득세를 강화해야 실현될 문제다.

종부세는 비효율적인 세금이다. 종부세의 72%를 법인이 부담하고. 법인 부담 종부세의 대부분은 수익창출의 원본인 사업용 토지에 과세된 세금이다. 생산요소인 재산에 과세되는 세금은 재화와 서비스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늘리고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린다. 저성장으로 기업과 가계 모두가 어려운 현실에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주체인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종부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는 허구에 불과하다. 부동산 보유에 중과하면 집 없고 땅 없는 약자, 중산서민층과 중소기업이 어렵게 된다. 보유세의 속성상 약자인 임차인에게 세 부담이 이전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본유출과 소비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종부세와 비슷한 ‘부유세(富裕稅)’를 가진 유럽 대부분 나라가 이를 폐지했다. 재산을 과세 대상으로 하는 종부세 강화를 주장하는 우리 정치권은 이에 앞서 구시대 유물로 전락한 유럽의 ‘부유세’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종부세는 국세의 0.78%에 불과할 정도로 세수가 미약하면서 국민 계층 간에 편을 가르고 사회혼란을 부추기는 ‘악세(惡稅)’다. 이런데도 정부와 여권이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종부세를 강화하는 정책은 조세원칙에 맞지 않고 세제의 세계 추세를 거스르는 것이다. 종부세는 재산세(지방세)와 통합, 폐지돼야 한다.

보유세 강화는 투기억제 또는 부자증세라는 정책적 목적이 아닌 거래세는 내리고 보유세를 강화하거나 주택가격 현실화로 보유세 부담을 늘리는 등 순수 ‘조세 목적’에서 추진돼야 한다. 이래야 재산과세의 문제점이 해소되고 지자체 주관으로 거래세와 보유세가 조화를 이루는 효율적이고 공평한 세제를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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