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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임금상승분 다 상쇄하며 경제 복병된 물가
지난해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이 341만8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0.8% 오르는데 그쳤다. 최근 6년래 가장 낮다. 명목 월평균 임금은 351만8000원으로 전년(342만5000원) 대비 2,7%(9만3000원) 상승했지만 1.9%에 달하는 물가상승률로 인해 인상효과가 상당부분 상쇄되어 달랑 2만6000원 오른 것이다. 그간 1%에 머물던 물가가 2%를 코 앞에 두면서 경제의 복병으로 급부상했다는 의미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난 1월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에 머물렀다. 하지만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이미 기대 인플레이션은 2% 중반을 넘어선다. 잠재된 수많은 인상요인이 계속 터져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올해 16.4%나 올린 최저임금이다.

우선 자영업자와 프랜차이즈업계를 중심으로 시작된 물가 뜀박질이 지역과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중이다. 지난 1월 외식물가는 벌써 2.8% 올라 23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편의점 김밥을 비롯해 도시락, 떡볶이, 짜장면, 설렁탕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 크게는 20%까지 올랐다. 목욕탕·미장원 등 서비스 업종도 요금이 오를 조짐이다. 여기에다 서울시는 이르면 7월부터 택시요금을 최대 25%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달보다 0.4% 상승해 지난해 9월(0.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곧이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가격도 들썩인다.

대기업 제품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지난해 말 오뚜기가 일부 품목의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식품가격 인상이 업계 전체로 확산될 움직임이다. CJ제일제당이 내달부터 햇반, 스팸 등을 평균 6~9% 올리기로 했으며, 동원F&B와 사조대림도 어묵 등의 가격 조정을 저울질 중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중인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한번 더 기업의 인건비 부담으로 다가온다.

경기 상승에 의한 물가 상승은 나쁠게 없다. 그러나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부작용만 불러온다. 7일 금통위는 “금리인상의 모멘텀이 없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다음달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 한미간 금리가 역전되고 물가마저 상승한다면 이런 입장을 계속 고수할 수는 없다.
정부는 당초 최저인금 인상을 통해 임금상승, 소비확대, 생산증가, 고용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물가상승이란 복병으로 경제가 불안해지고 있다. 올림픽 잔치는 끝났고 숙제는 코앞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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