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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창 동계올림픽] “동생들이 잘 받쳐줬다”…이승훈, 그래서 레전드
후배 이끌며 팀추월 2연속 銀
헌신·감사 몸에 밴 맏형 리더십
동계올림픽서 메달 4개 亞 최다
매스스타트 金 피날레 욕심


“동생들이 너무 든든하게 잘 받쳐줘서 고맙다. 앞으로 대표팀을 잘 이끌 수 있는 선수들이 될 것으로 믿는다.”

21일 한국 남자 팀추월 은메달을 이끈 맏형 이승훈(30·대한항공)은 아쉬움이 있을 법한데도 환한 표정으로 동생들을 격려하며 공을 돌렸다. 그는 예선과 준결승, 결승전 경기 내내 후배들을 챙기고 앞서 어려움을 감당하며 책임지는 일관된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이승훈(30·대한항공), 김민석(19·성남시청), 정재원(17·동북고)이 호흡을 맞춘 대표팀은 이날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남자 팀추월 결승에서 3분38초52를 기록, 함께 레이스를 펼친 노르웨이(3분37초32)에 1초20 차로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남자 팀추월팀은 2014년 소치 대회 준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은메달로 2개 대회 연속 은메달을 따냈다.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팀추월 노르웨이와의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한국 김민석(왼쪽부터), 정재훈, 이승훈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개 대회 연속 팀추월 은메달을 획득하기까지는 이승훈의 값진 희생이 있었다. 맏형이자 에이스인 이승훈은 전체 8바퀴 레이스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맨 앞에서 이끌었다. 맨 앞자리는 바람의 저항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가장 힘든 자리다. 가장 스퍼트가 좋은 이승훈은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맨 앞에서 팀 전체의 속도를 끌어올렸다. 뉴질랜드와의 준결승에서 이승훈은 맨 앞에서 마지막 두 바퀴를 이끌며 대역전을 일궜고, 노르웨이와의 결승에서도 이승훈의 주도로 한 차례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그가 앞에서혼신의 힘을 다해 역주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장거리 유망주인 김민석과 정재원도 레이스 내내 뒤처지지 않고 이승훈과의 간격을 유지하며 서로를 챙겼다.

스피드스케이팅 국내 최연소 메달리스트가 된 ‘막내’ 정재원은 “제가 부족한 부분을 형들이 채워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맏형 이승훈의 리더십과 헌신 그리고 김민석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승훈은 이번 은메달로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총 4개째 메달을 확보, 아시아 선수 역대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최다 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또한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4개로 아시아 선수로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쌓았다.

이승훈은 아시아 남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3개 대회 연속 메달도 획득했다.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5,000m 은메달과 10,000m 금메달을 차지했고, 2014년 소치 대회 팀추월 은메달에 이어 평창에서 팀추월 은메달을 추가해 총 4개(금1·은3)의 올림픽 메달로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최고 자리에 올랐다.

이승훈 이번 대회에서 현재 남자 5,000m, 남자 10,000m, 팀추월 세종목에 출전해 강행군을 벌이면서도 “오히려 뛸 때 마다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승훈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한 바퀴 돌 때마다 컨디션이 좋아지는 것 같아서 오히려 큰 힘과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남자 5,000m와 10,000m를 치르고 3,200m를 달리는 남자 팀추월에서 세 경기를 치른 이승훈은 평창올림픽에서만 벌써 2만4,600m를 달렸다.

아시아 레전드 이승훈의 평창올림픽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승훈은 “마지막 남은 매스스타트 만큼은 금메달이 목표인데 워낙 변수가 많아 방심할 수 없다. 어떤 상황이 오든 잘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금빛 질주를 예고했다.

민성기 기자/min365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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