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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스포츠 정신 망각한 여자 빙속 팀추월 불화 추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대표선수들간의 팀워크 논란이 일파만파다. 팀원간, 선수와 지도자간 불화설이 급기야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이전투구의 모습도 보인다. 게다가 결과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 인상마저 보인다. 그런데도 사태를 수습해야 할 빙상연맹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속수무책이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 3명이 출전한 한국은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7위를 기록, 4팀이 올라가는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결과가 아쉽기는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면 격려와 박수를 받을 일이다. 4년간 땀과 열정을 쏟았으나 뚜렷한 기량차이로 최하위권에 머문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문제는 그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여자 팀 추월은 3명이 팀을 이뤄 400m 트랙을 6바퀴 돈 뒤 세번째 들어 온 선수의 기록으로 순위를 정한다. 서로 밀고 당기며 호흡을 맞춰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 ‘팀 워크’를 중시하는 경기다. 그러나 우리팀은 마지막 바퀴에서 체력이 소진된 3번 주자 노선영을 남겨두고 나머지 선수들만 결승선을 통과하는 이해할 수 없는 레이스를 펼쳤다. 더욱이 노선영이 고개를 숙이고 벤치로 돌아왔지만 동료 선수와 감독 그 누구도 격려 한마디 건네지 않았다. 스포츠 경기, 그것도 올림픽 경기 현장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왕따’ 의혹이 들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다. 평창올림픽을 취재하고 있는 외신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기도 했다. 이런 망신이 없다.

수습 과정은 더 볼썽사납다. 기록 때문에 앞만 보고 달렸다는 동료 선수들의 해명도 어처구니없지만 지도자의 처신도 이해할 수 없다. 백철기 감독은 “노선영 자신이 3번을 자처했고, 선행 선수에게 뒤처진 사실을 알려주었지만 응원 함성 때문에 전달하지 못했다”고 했다. 앞뒤가 맞지 않을 뿐더러 책임을 맡은 지도자가 할 말은 아니다. 그나마 노선영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반환점을 돌아 종반을 치닫는 지구촌 겨울 축제는 연일 감동과 환호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서로 힘을 합해 혼신을 다하는 우리 선수들의 모습 역시 하나하나가 모두 한편의 드라마고 소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태는 평창올림픽 최대 오점이 아닐 수 없다. 빙상연맹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사태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연맹을 포함해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스포츠 정신에 대한 통렬한 자성은 필수다. 그래야 이런 참담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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