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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평창] 10년차 ‘컬스데이’, 전승의 스웨덴에 리드
치열한 눈치작전 속 5엔드 현재 3대1
1세대 신미성-김지선-이슬비 멍석 깔고
2세대 ‘팀킴’, 의성서 방과후학습으로 시작
남은 2경기는 중하위팀과…4강진출 밝아
“컬링판 우생순!”, 내심 ‘큰 이변’도 기대

[헤럴드경제(강릉)=함영훈 기자]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이 예선전적 전승을 달리고 있는 스웨덴을 앞서고 있다. 그러나 1,2위 간 격돌 답게 접전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팀은 19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 예선 6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5엔드 현재 3대1로 앞서고 있다. 4엔드까지 서로 모험을 피하며 눈치작전 속에 1대1로 팽팽히 맞섰다.

3엔드에서는 스웨덴이 유리한 후공이었지만 ‘블랭크(원 안에 어느팀 스톤도 없는 상대)’로 막아 유리한 조건을 점했고 4엔드에서는 우리가 불리한 선공이었지만, 상대의 마지막 스톤 실수로 2점을 얻었다.

여자 컬링 김은정 주장의 매서운 눈 [사진=연합뉴스]

한국 여자 컬링팀의 놀라운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모두 김씨로 구성된 2세대 컬링대표팀의 역사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몇 해 앞둔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북 의성여고에 다니던 김은정(28), 김영미(27)는 ‘방과후 학습’으로 컬링을 택했다. 시골의 작은 소도시에서 컬링이라니. 때마침 2006년 의성에 국내 최초 컬링 전용경기장이 생겼고 다른 선배들이 멍석을 깔아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언니, 그 돌, 그 짝대기 뭔데?” 의성여중생이던 김경애(24)는 친언니 김영미가 부탁한 물건을 건네주러 갔다가 별다른 뜻없이 관심을 보였는데, “니도 하자”라는 언니의 제안을 얼떨결에 수락하고 말았다.

빠른 94년생인 김경애는 언니들 틈새에서 혼자 있기 보다는 친구가 필요하다 싶어, 교실 칠판에 ‘컬링할 사람 모집’이라고 적었고, 김선영(25)이 이를 덥석 물었다. 김초희(22)는 여고생 유망주로 2015년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모두 김씨라 ‘팀 킴’이다.

한국컬링 1세대로서, 척박한 환경속에서도 컬링을 개척하며 땀방울을 흘린 신미성, 김지선, 이슬비, 김은지, 엄민지 등 초기 국가대표이자, 의성여중고 선배들이 ‘팀킴’을 지도했다.

대한민국 컬링 여자 대표팀 ‘컬스데이’는 그렇게 시작했다. 이들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적인 강호를 차례로 물리치고, 4강 진출은 물론 은근히 우승까지 탐내는 컬링판 우생순, ‘의성마늘 소녀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우리 대표팀이 이번 올림픽에서 세계 1위 캐나다, 2위 스위스, 4위 영국을 제압한데 이어 밴쿠어 올림픽 동메달팀 중국까지 꺾자 국민은 물론 세계가 놀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창동계올림픽의 ‘깜짝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은 선수들이 무명의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며 척박했던 환경을 지적한 뒤, 2011년 평창이 올림픽을 유치했을 당시만 해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기에도 세계랭킹이 너무 낮은 수준이었지만 이번 올림픽에서는 메달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19일 현재 상위권에 포진한 한국은 20, 21일 중하위권인 미국, 덴마크 전을 남겨두고 있어 10개팀 중 4강이 겨루는 플레이오프 진출 전망이 밝다. 실력 외에 경기당일 컨디션도 중요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생순 같은 이변 가능성도 있다.

소치올림픽에 첫 출전해 3승(8패)을 올리며 희망의 씨앗을 심은 한국은 김씨로 세대교체된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때 예선전에 이긴 중국에 덜미를 잡혀 준우승했지만, 이어 열린 아시아ㆍ태평양 대회에서는 우승컵을 거머쥐며 상승세를 탔다.

소치올림픽때 큰 교훈과 자신감을 얻은 1세대 컬링대표팀은 당시 ‘CF제안이 들어온다면?’이라는 질문에 “진공청소기”라고 답한 적이 있다.

팀킴의 또다른 별명은 의성마늘에서 따온 ‘갈릭 걸스’이다. 겉 껍질이 베이지색인 의성마늘은 매운맛과 살균력이 강하다. 마늘 소녀들에게서 에너지를 얻은 국민들이 그들을 통해 저마다의 ‘희망’도 키우고 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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