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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연휴, 부모님 챙기기 ①] “입맛 없는데 체중 늘었다” 하시면…심부전 의심
-오랜만에 보는 부모, 심장ㆍ혈관질환 여부 살펴야

-변기 앉았다 일어설때 어지러우면 부정맥일수도

-다리가 찌릿한데 디스크 아닌 말초혈관질환 의심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귀성이든, 역귀성이든 오랜만에 만나는 부모의 모습은 반갑기 그지 없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부모의 건강에 이상이 있어 보일 수 있다. 부모가 전에 하지 않았던 말을 갑자기 한다거나,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닌데 잔기침을 계속 한다거나, 자식의 이야기를 잘 못 들으시고 여러 번 되묻는다면 간과해서는 안 된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다든지, 기침이 오래 간다든지 하는 것을 노화의 과정으로 무심코 넘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심부전 등 심장ㆍ혈관 질환의 위험 신호일 수 있다.

협심증, 심근경색 같은 허혈성 심장 질환은 죽을 것 같은 혹은 쥐어짜는 듯 뻐근한 흉통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하지만 심근경색이 발생해도 흉통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노인이나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그렇다.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고 기력이 없다고 하면 허혈성 심장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감기 증상은 없으면서 기침만 지속된다면 심장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심부전 같은 심장 질환도 마른기침과 천명(쌕쌕거리는 소리)을 동반할 수 있다. 이처럼 부모의 심장ㆍ혈관 징후를 설 연휴 때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헤럴드경제DB]

이승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기력이 없고,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되고, 갑자기 숨이 차다고 하며 쓰러지는 노인이 종종 있다”며 “이때 허혈성 심장 질환의 진단을 위해 심장 검사를 시행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인은 기력이 없고, 입맛이 없고, 소화 기능이 저하되고, 폐활량이 적으니 숨이 찰 것이라는 편견은 버려야 한다. 그리고 증상 호소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고열, 인후통, 콧물, 전신 쇠약 등 감기 증상은 없으면서 기침만 지속된다면 심장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보통 기침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감기, 천식, 기관지염, 폐렴, 위-식도 역류 질환(역류성 식도염) 등을 원인으로 꼽는다. 그러나 심부전 같은 심장 질환도 마른기침과 천명(쌕쌕거리는 소리)을 동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심부전으로 발생하는 기침은 대체로 마른기침이다. 잠자는 중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고, 자세를 바꾸면 기침이 다소 완화되기도 한다”며 “이러한 경우 흉부 X선 검사와 심장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밀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노인이 자주 겪는 어지럼증의 원인 중 가장 흔한 원인은 귀의 전정기관의 문제다. 그러나 심장 질환의 경우에도 어지럼증이 흔히 나타난다. 어지럼증이 있다면 기립성 저혈압, 부정맥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장시간 서 있을 때, 화장실에서 소변이나 대변을 보다가 갑자기 속이 메스껍거나 어지럽고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쓰러질 때가 기립성 저혈압의 대표적인 예다.

기립성 저혈압이 발생한 경우에는 옆으로 누워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증상이 회복된다.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는 이뇨제, 혈관확장제 등의 약물 복용을 금해야 한다. 부정맥의 경우 맥박이 너무 빠르게 뛰거나 느리게, 불규칙하게 뛰면서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증상이 자주 재발되기 때문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턱과 잇몸이 아프다고 하면 가장 먼저 치과를 찾는다. 치과에서 X선 검사를 하고 치주염이 있다면 치료를 받는다. 그러나 이상 소견이 없거나 치과 치료를 받았는데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허혈성 심장 질환, 즉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을 의심할 수 있다. 허혈성 심장 질환의 전형적 증상인 흉통은 방사통이 특징이다.

이 교수는 “허혈성 심장질환에서 방사통은 왼쪽 어깨ㆍ겨드랑이 부분으로 이어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가끔 턱이나 목 혹은 등으로 퍼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가슴이 아닌 다른 부위의 통증이 발생하더라도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의사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발, 발목 등 하지의 부종이 있거나, 몸이 붓고, 입맛이 없는 데도 체중이 급격히 증가한 경우 심부전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심부전이란 심장이 몸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을 내보내지 못하는 것으로, 원인은 여러 가지다. 대표적 원인으로는 허혈성 심장 질환, 고혈압, 부정맥, 심장판막증, 선천성 심 질환, 심근증, 바이러스 감염, 당뇨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심부전은 특정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급격한 체중 증가, 피로감, 목의 혈관들이 불거져 나오는 경정맥 팽창, 누웠을 때 심해지는 호흡곤란,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심장, 뇌뿐만 아니라, 팔, 다리, 목의 혈관에서도 동맥경화로 인해 혈관이 막힐 수 있다. 막힌 혈관으로 인해 근육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걷거나 운동할 때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 걸을 때는 물론 쉬는 상태에서도 다리 통증이 있다면 말초혈관 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

이애 대해 이 교수는 “비슷한 증상의 허리 디스크, 손목터널 증후군, 당뇨 등의 질환과 구분이 필요하다. 말초혈관 질환은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바로 본인의 손목, 무릎 뒤, 발등, 발 안쪽 복숭아뼈 아래의 맥박을 측정해 잘 뛰고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약하거나 박동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보다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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