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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곳곳에 GM이 파놓은 덫...산은의 묘수는
‘밑빠진 독’ 피한 출구전략으로
증자참여 대신 담보대출 가능성
차입금 만기도래 4월말 고비될듯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KDB산업은행이 한국GM에 대한 지원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실사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자금대출ㆍ유상증자 등 여러 지원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GM 본사는 오는 5월 군산공장 폐쇄 카드로 정부와 산업은행을 압박하고 있다. 대량실업ㆍ지역경제 위기를 고민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GM의 한국시장 철수가 현실화하더라도 산은의 지원을 통한 연착륙 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산은은 “지원을 검토하기 위해선 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GM에 전달했고 실사를 위해 실무진이 협의 중”이라며 “향후 회계법인 등 전문기관을 선정해 실사를 통해 분석한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경영정상화가 가능한지 확인하는 작업이며, 답이 나와야 지원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실사를 통해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에 대한 추가지원은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며 반발이 크고, 그렇다고 산은마저 손을 놓아버리자니 공적기능을 포기하는 셈이 된다.

전문가들은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한국GM의 자산을 담보로 한 자금대출과 유상증자 가운데 자금대출이 더 가능성 있는 대안으로 꼽고 있다.

GM은 3조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며 산은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의 지원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17.02%(7070만6150주)의 지분을 가진 산은이 증자에 참여할 경우 5000억원 가량을 더 내놓아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방안이 더 가능성이 높은 옵션일 것 같다”며 “지분을 이용한 유상증자는 경영참여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GM 감사보고서(2016년 말)에 따르면 회사 자산 규모는 7조5299억원 수준이다. 각 부동산만 해도 부평공장은 장부상 가치가 6832억원, 군산공장은 1184억원, 창원공장은 1610억원, 보령공장은 136억원 수준이다.

다만 지원 방법에 대해선 산업은행이 GM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철수ㆍ폐쇄 등의 정확한 의도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며 “업황 자체에 성장성이 없고 현대ㆍ기아차도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에서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상황이 될텐데 회생할 의지가 없는 기업이라면 적극적인 지원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GM은 철수를 결정할 경우 순차적으로 자산을 매각하며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산은은 껍데기만 남은 회사를 지켜봐야만 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노조문제 등을 고려하면 GM은 군산공장 같은 유휴설비를 처분하면서 철수를 할 것”이라며 “어느 기업이든 실적이 부진한 업체를 매각할 때는 몸집을 가볍게 해 인수가 부담이 없는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GM에 대한 실사 착수는 이달 말께가 될 수도 있다. 처리 문제는 차입금 만기가 집중되는 4월말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지엠이 5월까지 철수하겠다고 하고 자금 지원 문제가 걸려있으니 정부가 실업자 문제 등을 고려하고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실사라면 5월 전, 4월 말까지는 실사를 완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 “인수 위한 실사는 꼼꼼하게 따지면 2~3개월도 걸릴 수 있지만 특정목적을 갖고, 이를테면 자금 부분만 보면 열흘 정도면 자금에 대한 실사는 마칠 수 있다”고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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