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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림의 시승기] 세련된 둥근 디자인…여성에 딱 맞는 SUV 주행감도 탁월…불편한 터치패드 ‘옥에 티’
기자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국산 SUV의 대명사로 불리는 S사의 C모델이었다. 날렵하게 각이 살아있는, 누가 봐도 ‘남성미 넘치는 차’였던 터라, 기자가 차를 끌고 나타날 때면 다들 입을 모아 “차주가 여자인 게 반전”이라고 말했다. ‘어울리지 않는다’의 완곡한 표현이었다. 주변의 평가에 괜히 오기가 생겨, 그때부터 대외적인 ‘로망’은 투박한 SUV가 돼 버렸다.

그러나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GLC 쿠페’의 운전대를 잡은 기자에게 지인들이 보인 반응은 그때완 사뭇 달랐다. 그들은 “둥글둥글하면서 세련된 게 여성 운전자에게 제격인 것 같다”며 한 목소리를 내,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확실히 기자가 느낀 GLC도 ‘오프로드용 차’ 보다는 도심 주행에 적합한 세련된 SUV에 가까웠다.

메르세데스-벤츠 GLC 220d 4매틱 쿠페 외관.
[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지난달 31일 신형 GLC를 타고 서울 용산구~강동구 및 서초구, 관악구 등을 오가며 차량 성능을 체험하는 기회를 가졌다.

GLC 시리즈는 지난 해에만 4497대가 판매된 수입 중형SUV의 강자. 이날 시승한 모델은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더 뉴 GLC 220d 4매틱 쿠페’였다.

GLC 쿠페에 대한 첫 인상은 ‘깔끔하면서도 스포티하다’였다. 일반 GLC 보다 76㎜ 길어진 오버행, 38㎜ 낮춘 차고 등의 조합은 SUV라기엔 날렵하고 역동적인 느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후면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쿠페형 디자인은 SUV 보다는 세단의 이미지에 가까웠다.

실내 인테리어도 군더더기 없이 매끈했다. 시인성 높은 계기판, 센터페시아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덕분에 시야가 편안한 느낌이었다. 실내 공간도 기자의 체구가 작아서인지 그리 좁거나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2열 시트의 경우에도 쿠페형 치고 제법 넉넉하게 느껴졌지만, 체구가 큰 남성이라면 다소 불편할 것 같았다.

터치패드 컨트롤러 조작은 ‘옥의 티’였다. 운전 시 내비게이션 조작 등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상의 이유라 하지만 간단한 상호명 하나를 치는 데에도 10분이 넘게 걸렸다. 뿐만 아니라 등록되지 않은 건물명, 상호명도 적지 않아 휴대전화로 주소를 검색한 뒤 일일이 주소를 쳐야만 했다. 터치패드에 익숙한 기자로선 답답한 부분이었다.

차량 내ㆍ외관에 대한 깔끔한 인상은 주행에서도 이어졌다. 디젤 차량임에도 시동을 걸었을 때 차량 소음은 그리 크지 않았다. 기존에 디젤 차량이란 안내를 받지 않았다면 가솔린이라고 해도 납득했을 만한 수준이었다.

주행 질감도 SUV 치곤 부드러웠다. 가속패달을 밟았을 때 즉각적인 반응이 느껴진다기 보단 매끄럽게 속도가 높아진다는 인상이었다. 스티어링 휠도 여성 운전자에게 적합한 정도로 묵직해, 급격한 차량 흔들림 등에도 움직이는 느낌은 없었다. 반면 브레이크의 반응은 제법 민첩해서 처음 운전대를 잡았을 땐 본의 아니게 몇 차례 ‘급정거’를 하기도 했다.

서울 외곽순환도로 위 고속 주행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성능을 보였다. 4기통 2.2ℓ 디젤을 탑재한 GLC의 최고 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40.8㎏ㆍm. 시속 100㎞ 이상의 높은 속도에서도 차량은 흔들림없는 안정감을 보여줬다. 날이 추워 자칫 블랙아이스 등을 밟아 바퀴가 헛도는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모든 것은 기우였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모드를 바꾸자 차량은 더욱 민첩하게 도로를 갈랐다. 노면음과 풍절음 등도 그리 크게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었다.

주행을 마친 뒤 확인한 차량 연비도 ℓ당 12.5㎞. 제원 상 연비 12.9㎞/ℓ를 밑돌았지만,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깔끔한 디자인에 안정적인 주행성능과 승차감까지. GLC 쿠페에 대한 기자의 최종 시승 소감은 ‘SUV 구입을 고려하는 여성 운전자라면 꼭 한 번 시승해봐야 할 차량’이었다.

한편 GLC 220d 4매틱 쿠페의 가격은 프리미엄 7320만원, GLC 250d 4매틱 쿠페는 8010만원이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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