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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전증, 유전적 영향 1%안팎…누구나 걸릴 수 있어요
환자의 60%이상은 원인불명의 특발성
최근 65세 이상 노인층 발생빈도 증가
구역질·두려움·환청 등도 증상의 하나
적절한 휴식·수면·스트레스 관리 중요


세계뇌전증협회(IBE)와 세계뇌전증퇴치연맹(ILAE)은 2015년 뇌전증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리고 부정적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해 매년 2월 둘째 주 월요일(올해는 오는 12일)을 ‘세계 뇌전증의 날’로 제정했다. 이를 기념, 대한뇌전증학회는 9일까지 5일간을 ‘뇌전증 주간’으로 선포했다.

이처럼 의학계에서 뇌전증을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이유는 뇌전증은 누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유의 경련과 흥분 상태 탓에 여전히 사회적 편견이 존재하는 질환이다. 뇌전증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6000만명 이상, 한국에서는 인구의 약 1% 정도가 앓고 있다, 치매와 뇌졸중 다음으로 많은 신경계 질환이다.

이른바 간질로도 불리는 뇌전증(Epilepsy)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악령에 의해 영혼이 사로잡힌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진단받고 치료하면 치유는 물론 정상 생활도 가능하므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뇌전증학회장)은 “뇌전증 환자 중 유전적 요인은 1% 밖에 되지 않는다”며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손영민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도 “뇌전증 환자 중 가장 흔한 사례는 정확한 검사로 원인을 확인할 수 없는 특발성에 기인한 것으로, 전체의 3분의 2 정도”라며 “나머지는 고혈압, 뇌졸중 등 뇌혈관 장애, 외상, 뇌염 등 감염병이나 뇌종양 등 뇌 안에 발생되는 기질적 질환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뇌전증은 흔히 아동이나 젊은 성인에게 발생한다. 신생아의 경우 분만으로 인한 손상, 질식, 저혈당증, 뇌실 내 출혈 등에 의해 뇌졸중이 일어난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선천성 또는 유전적 원인이 많다. 홍 교수는 “20~30대에는 뇌종양 등 뇌의 구조적인 변화에 의해 발생하고 50세 이후에는 전이된 뇌종양이나 뇌혈관 장애 등이 주원인이 된다”며 “뇌졸중이 많이 발생하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뇌전증 발생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뇌전증은 편두통, 실신, 뇌졸중, 이상 운동 질환(파킨슨병), 수면장애, 전환장애, 해리장애, 신체형 장애 등 뇌전증이 아닌 돌발성 증상과 헷갈릴 수 있다. 때문에 구분을 위해 전문가의 진단이 필요하다. 정확한 문진(問診)이 필수다.

손 교수는 “저혈당증, 전해질장애 등 다양한 대사이상으로 인한 뇌병증 때도 뇌전증과 비슷한 증상을 관찰할 수 있다”며 “정신 질환 중 하나인 가성발작도 뇌전증과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곤 한다. 이는 스트레스나 우울증에서 오는 것”이라고 했다.

홍 교수도 “복통, 부정맥처럼 온갖 증상이 뇌전증과 헷갈릴 수 있다. 멍청하고 주의가 산만해 보이는 것도 그렇다”며 “편두통으로 오진 받아 2년 동안 해당 질환 치료만 받은 환자도 있다”고 했다. 이어 “치매 환자가 뇌전증에 걸려 사리에 맞지 않는 행동을 반복한다면 뇌전증인지 치매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실신과 구분도 필요하다. 홍 교수는 “쓰러진다고 뇌전증으로 볼 수 없다”며 “뇌 탓이 아닌 맥박이나 혈압이 떨어져 발생하는 것은 실신”이라고 말했다.

뇌전증은 넘어지거나 운전 중 사고 등의 위험이 있고, 지속 상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무산소 뇌손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홍 교수는 “약물에 의해 증상의 완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적절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생활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며 “규칙적인 생활ㆍ식이ㆍ운동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심한 에너지 소모, 정서적 과잉 자극, 음주는 삼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상윤 기자/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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