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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시승기] 달리는 내내 ‘물’만 배출되는 ‘궁극의 친환경차’ 넥쏘를 타다
- 내연기관車 감성 담은 진동ㆍ소리 덕에 ‘달리는 맛’ 탁월
-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 속도ㆍ비용이 성패 가를 듯

[헤럴드경제(평창)=배두헌 기자] “정부 지원을 통해 수소 비용이 낮아진다면 저는 (전기차 대신) 수소차를 탈 것 같다.”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현장에서 만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말이다.

정 부회장은 향후 친환경차 시장의 대세가 전기차가 될 것이냐 수소차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차세대 수소차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현대자동차 차세대 수소전기차(FCEV) 넥쏘 주행사진]

지난 5일 기자가 미디어 시승행사를 통해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차 넥쏘(NEXO)를 직접 몰아본 뒤 떠오른 첫 느낌은 “현대차의 자신감이 허황된 것이 아니었구나”였다.

이날 경기 고양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를 출발해 고속도로를 달려 강원 평창군까지 가는 코스에서 이같은 생각을 확신하기까지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넥쏘에 올라 시동을 걸고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진입하는 단 몇 분 사이에 “오 좋은데”라는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가장 좋았던 점은 품격있는 주행성능이다.

전기모터의 정숙성과 내연기관차의 감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느낌이다.

진동과 소음이 전무해 이질감이 느껴지는 순수전기차(EV)와 달리 넥쏘는 미세한 진동과 엔진소리를 담았다.

특히 가속페달을 밟을 때 발 끝에 전해지는 진동은 내연기관차의 ‘달리는 맛’을 고스란히 살려줬다. 마치 럭셔리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나 고급 대형 세단을 모는 듯한 부드러운 승차감이었다.

고속도로에서 폭발적인 가속은 다소 부족했지만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은 수준급이었고, 코너를 돌 때도 쏠림없이 안정적인 코너링 능력을 자랑했다.

차선을 변경하기 위해 방향지시등을 조작하면 계기반에 후측방 카메라 영상이 뜨면서 사각지대를 없앴다. 현대차의 ‘기술적 플래그십 모델’로 불리는 만큼 각종 최첨단 안전기술(ADAS)이 집대성된 모습이었다.

달리는 내내 차 배기구에서는 물만 배출되는 모습에서는 ‘궁극의 친환경차’라는 말이 실감났다.

[사진=넥쏘가 여주휴게소 내 수소충전소에서 충전을 하는 모습]

여주휴게소 내 수소충전소(H2 스테이션)에서는 충전도 경험해볼 수 있었다.

연료 호스를 꽂고 1㎏의 수소연료를 충전하기까지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넥쏘가 한 번에 6.33㎏까지 충전할 수 있으니 완충에 5분 가량이 걸리는 셈이다.

연비는 공인 복합연비(96.2㎞/㎏)보다는 모자란 76.8㎞/㎏가 나왔다. 수소 1㎏으로 76.8㎞를 달린 것이다.

수소연료 가격은 아직 시장이 형성돼있지 않지만 향후 대략 1㎏당 6000~7000원 선에서 초기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현대차 측은 보고있다.

현재도 내연기관 연료 대비 우월한 연비지만 향후 수소 가격이 안정되면 내연기관 연료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효율을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넥쏘의 차량 가격은 보조금 지급시 대략 4000만원 선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높은 연비를 고려하면 수소충전소 인프라만 잘 구축된다면 소비자들의 구매욕이 충분히 당길 만한 수준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차세대 수소전기차(FCEV) 넥쏘]

평창에서는 10여 분 간의 자율주행 체험도 이뤄졌다.

로터리에서 버스가 끼어드는 등 두어번의 돌발 상황에서 운전자가 핸들을 잡아 아쉬움이 있었지만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이 매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만은 분명했다.

원격 스마트주차지원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버튼만 누르면 사람보다 더 빠르고 안전하게 차 스스로 평행 주차를 완료했다. 주차에 자신이 있는 기자도 넥쏘가 보여주는 주차 실력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성공의 관건은 수소충전소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전세계 현존 수소차 중 최장이라는 609㎞의 항속거리는 ‘덤’에 가까울 만큼 차 자체가 의심의 여지없이 잘 나왔기 때문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민간 에너지 업체와 함께 전국적인 충전소 인프라를 갖춰나가는 한편 자체적으로 운영중인 수소충전소 일부를 민간에 개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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