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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여년 소실된 줄 알았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귀환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프랑스 경매서 지난해 매입
조선왕실 중요 의례상징물…고궁박물관에 기증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1866년 병인양요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孝明世子嬪 冊封 竹冊)이 귀환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 이하 재단)은 지난해 6월 죽책이 프랑스 한 경매에 출품된 것을 발견하고 이를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고 31일 밝혔다.

재단은 경매에 나온 죽책의 내용문을 사진상으로 판독하고, 이를 조선왕조실록ㆍ의궤와 대조해 지금까지 소실된 것으로 추정됐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임을 확인했다. 재단은 문화재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매입을 추진했고 지난 1월 20일 국내로 반입했다고 밝혔다. 

1866년 병인양요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알려졌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孝明世子嬪 冊封 竹冊)이 귀환했다. [사진제공=국외소재문화재재단]

죽책이란 왕세자, 왕세자빈, 왕세손을 책봉할 때 그에 관한 글을 대나무에 새겨서 수여하는 문서다. 죽책을 비롯한 조선왕실의 어책과 어보는 조선시대의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예술의 시대적 변천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번에 귀환한 죽책은 1819년(순조 19년) 효명세자빈을 책봉할 때 수여한 것으로, 크기, 재질, 죽책문의 서풍과 인각 상태 등 모든 면에서 전형적인 조선왕실 죽책의 형식을 갖추었다고 평가된다.

효명세자빈(1809-1890)은 효명세자가 익종으로 추존된 후 ‘신정왕후(神貞王后)’로 봉해졌는데, 세간에는 고종을 수렴청정한 대왕대비 ‘조대비(趙大妃)’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외규장각의 물품 장부인 ‘정사외규장각형지안(丁巳外奎章閣形止案, 1857년(철종 8년) 제작)’을 보면 죽책이 1857년까지 강화도 외규장각에 보관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1866년 병인양요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현재까지 추정됐다.

이 죽책은 프랑스의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가 지난 해 경매에 출품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이태진 전 국사편찬위원장은 “지금까지 소실된 것으로 여겨지던 외규장각 소장 죽책의 귀환은 매우 반갑고 놀라운 사건”이라며 “조선왕실의 품격과 높은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이 죽책의 발견을 시작으로 해외에 있는 소중한 우리 문화재의 발견과 귀환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 죽책은 어보와 어책 등 왕실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조선왕실 전문박물관인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연수)에 기증된다. 박물관은 조사ㆍ연구 및 전시 등을 통해 이 죽책을 조선의 높은 문화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죽책의 귀환은 온라인 게임회사인 라이엇게임즈(한국대표 이승현)의 기부로 이루어졌다. 라이엇 개임즈는 지난 2012년 문화재청과 문화지킴이 후원협약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총 43억원의 후원금을 지원해 왔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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