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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4분기 마이너스 성장, 쉽게 보고 넘길 일 아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중 지난해 4분기의 역성장이 못내 아쉽다. 불안하다. 지난해 한국경제의 연간 성장은 3.1%나 되지만 4분기만 놓고보면 전 분기보다 0.2% 줄어들었다. 한은은 작년 10월초 추석 연휴를 피해 미리 생산과 수출을 앞당기는 바람에 생긴 ‘밀어내기 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틀린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쉽게 넘길 일도 아니다.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8년 4분기(-3.3%) 이후 처음이다. 무려 10년 만이다. 오랫만에 나타난 현상이란 그만큼 쉽게 나오기 어렵다는 얘기다.

연휴야 매년 시기가 바뀌는 것이고 밀어내기도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연말이라고 밀어내기를 하지 않았을리 없다. 해도 막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는 얘기다. 상징적인 200억 달러 수출선을 넘지 못하고 198억5000만 달러에 멈춰버린 지난해 벤쳐수출 실적을 보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해석도 아니다.

안그래도 올해 한국경제호 처한 상황은 꼭 낙관적인 것만도 아니다. 환율이 가장 큰 복병이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70원이었다. 2016년보다 무려 원화 가치가 12.8%나 상승했다. 절상률이 2004년 15.2% 이후 13년 만에 최고다. 상대적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달러 대비 상승률은 주요 20개국(G20) 통화 가운데 2위다. 유로화(14.1%)를 제외하곤 원화 가치만 줄곧 올라갔다. 북한 리스크 완화, 경기 개선, 기준금리 인상 기대까지 맞물린 탓이다. 미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 가능성 때문에 외환 당국이 환율 방어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것도 한 요인이다.

이같은 환율 하락 추세는 올들어서도 여전하다. 최근 환율은 달러당 1060원 선조차 무너뜨리기 일쑤다. 하루에 10원 이상 오르내린다. 산업계 일각에선 10년만에 세자릿수 환율 시대의 도래를 우려할 정도다. 균형환율을 달러당 1100으로 보는게 일반적이란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환율 수준과 하락속도는 분명 위험수위다.

수출의존도 높은 한국 경제는 환율에 민감하다. 수출이 꺾이면 그 여파는 경제 전반에 미친다. 특히나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큰 피해를 준다. 환율 변동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된게 중소기업들이다.

중소기업의 위축은 일자리 창출에 치명적이다. 청년 실업해소와 소득주도 성장의 동력을 잃게 할 수도 있다. 현재의 환율변화를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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