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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킨게임’ 치닫는 전ㆍ현 정권…與 “정치보복 아니라 내폭”
-추미애 대표 “사법당국 수사에 협조하라”
- 공방 속 폭로전 여부에 주목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검찰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의혹 수사의 칼날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턱끝까지 이르면 현 정부와 이전 정부와의 대결 구도가 고착화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정치보복’을 주장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에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하면서 전ㆍ현 정권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양측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하면서 이제 공방은 누구도 물러설 수 없는 ‘치킨게임’으로 흐르고 있다. 청와대ㆍ여당과 이 전 대통령 측의 폭로전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 ‘보수궤멸’ 등의 격한 표현으로 자신을 향해 좁혀오는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며 “오랫동안 분신으로 충직히 일해온 사람의 내부 고발에 따른 것이지 정치보복이 아니라 내폭”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촛불로 세운 대한민국은 나라다운 나라답게 국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야 하고, 이 전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애국하는 마음이 있다면 나라가 정상 작동될 수 있도록 품위를 잃지 말고 당당히 사법 당국 수사에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미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가 유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원내수석은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국정원의 특활비 1억원을 제2부속실에 전달했고, 이 중 3000~4000만원이 2011년 이 전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할 당시 김윤옥 여사가 명품백을 사용하는데 쓰였다는 내용을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도 현 정부에 대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18일 라디오에 출연해 “당신들이 과거에 모셨던 분의 참담함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이런 심리가 담겨있는 것 같다”며 “너무 치사한 이야기여서 노골적으로 담기는 그렇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더 나아가 노무현 정부에 대한 폭로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노무현 정부 이후) 5년 동안 집권하면서 사정기관의 모든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다. 아는 게 왜 없겠는가”라며 “정치적 기획으로 폭로하면 국가가 어떻게 되겠나. 나라를 책임진 정부의 일원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지 말자는 참모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며 향후 폭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 측이 실제로 ‘노무현 정부 파일’을 폭로하면 전ㆍ현 정부의 갈등은 전면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정치적 파장을 고려하면 서로 카드를 쥐고 대치구도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검찰의 수사가 이 전 대통령 소환으로까지 나갈 경우 서로 폭로전 양상으로 흐를 공산도 없지 않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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