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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알콜성 지방간, 심장기능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 세브란스, 지방간에 의한 심부전 발병 관련성 첫 규명
- 지방간 환자의 심장근육 에너지 소비, 정상군에 비해 30% 낮고 좌심실도 커져 있어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국내 연구진이 지방간에 의한 심부전 발병 가능성을 제시, 간과 심장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처음으로규명했다. 연세대 의과대학 ‘강은석ㆍ이용호’ 교수팀(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은 비(非)알코올성 지방간이 심장근육의 기능 약화를 초래, 심부전 발병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강은석 교수는 “많은 수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들이 질병 악화에 따른 간 합병증이 아닌 심장 및 심혈관질환이 주 사망원인”이라는 점에 큰 의문을 갖고 이번 연구에 착수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지방간이 초래할 수 있는 당뇨병과 신장질환 및 심혈관질환에 대한 많은 선행연구가 있었지만 심장 근육 약화에 따른 심부전 관련 합병증 연구는 없었다. 

[사진=연세대 의과대학 이용호 교수]

지방간은 간에 지방이 정상수치의 5%이상일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20여 년 전만 해도 국내 지방간 환자는 과음에 의한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현재는 4배 이상으로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가 많다.

대한간학회는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를 전체 인구의 33%로 추정하고 있으며, 서구화된 식단과 운동부족에 의해 관련 진단환자 수는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팀이 세브란스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수검자를 대상으로 지방간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을 ‘간 섬유화 스캔’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등을 조사한 결과 조사군 308명 중 118명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단됐다.

PET 및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본 심장기능에 있어 118명의 진단군과 정상군 간의 차이가 많은 차이를 보였다. 심장초음파 검사 상 진단군은 정상군에 비해 심장기능 저하와 구조 변형이 확인 되었다.

심장 수축기능을 보여주는 심장 박출량은 진단군과 정상군과 비슷하였지만, 좌심실의 이완기능이 저하된 환자군의 비율이 정상군보다 진단군에서 1.9배 정도 더 많음을 확인했다. 또한 진단군의 좌심방 크기가 정상군에 비해 평균 1.2배(약 17%) 정도 커져있는 것이 확인됐다. PET-CT 검사결과에선 진단군의 심장근육이 소모하는 포도당 흡수율이 정상군에 비해 평균 30%정도 적은 것으로 나타나, 심장근육의 대사 기능 활성화도가 상대적으로 저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심장근육의 약화로 이완기능이 저하되면 ‘이완기 심부전’(diastolic heart failure)을 초래할 수 있고 전체 심부전 환자의 절반이상이 이완기 심부전을 앓고 있을 정도로 그 유병율이 계속 증가추세“라고 설명했다.

심부전은 심장이 적절한 수축과 이완운동을 통해 온 몸에 보낼 혈액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뿜어내지 못하는 중증 심장질환으로 국내 심부전환자수는 최근 7년(2010~2016)간 9만9천여 명에서 12만2천여 명(+22%)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사망률로 10만 명당 3.7명에서 10명으로 악화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간에 축적된 지방 축적량보다 간조직의 섬유화가 얼마나 더 진행됐는지가 이완기 심부전 발병 가능성을 더욱 높이는 것을 찾아낸 점이다. 강 교수는 “심장이완기능 약화는 간 조직이 탄력을 잃고 굳어지는 섬유화가 있을 경우 진단군이 정상군에 비해 2.3배 더 위험도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 성과에 대해 세계적인 지방간질환 전문가인 영국 사우스햄튼대 종합병원 ‘크리스토퍼 번’(Christopher D. Byrne)교수 또한 ‘편집자 의견’(Editorial comment)을 통해 지방간과 간섬유화가 심장 이완기 기능의 저하와 장애를 초래하여 이완기 심부전의 주요 발병원인이 될 수 있음을 임상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규명한 연구로 높이 평가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국내에서도갈수록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갖고 있는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뇨와 비만이 같이 있을 경우 이완기 심부전의 발병 위험도를 높일 지방간염으로 이환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임상연구를 통해 발표한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국제적인 소화기학술지인 ‘유럽간학회지’ (Journal of Hepatology, IF 12.5)에 주목도 높은 연구결과로서 편집자 의견(Editorial comment)과 함께 게재됐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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