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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톡톡] GC녹십자, 다국적사 독식한 B형 간염치료제 시장에 출사표
-GC녹십자 ‘헤파빅-진’ 임상 2ㆍ3상 승인
-유전자 재조합 기술 적용된 B형 간염 치료제
-3000억원 시장 ‘비리어드-바라크루드’ 양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3000억원 규모의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에 GC녹십자가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적용한 치료제로 출사표를 던진다. 다국적제약사가 독식하다시피 하는 시장에 국내 제약사 제품이 어느 정도 균열을 줄지 주목된다.

GC녹십자(대표 허은철)는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GC1102(헤파빅-진)’의 임상 2상 및 3상 시험 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설명=GC녹십자의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 ‘헤파빅-진’이 식약처의 임상 2상 및 3상 승인을 받았다.]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은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작용을 하는 단백질 성분으로 혈액(혈장)에서 분리 정제해 만들어진다. GC녹십자 ‘헤파빅’이 국산 대표 제품이다. 이 약물은 간이식 환자의 B형 간염 재발을 예방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헤파빅-진은 이와 같은 약물을 기존 방식과 달리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만든 것이다. GC녹십자가 그동안 혈우병 치료제, 헌터증후군 치료제 등을 개발하면서 축적된 기술들이 집약됐다. 유전자 재조합 기술은 의약품 개발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인슐린, 성장호르몬 등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아직까지 B형 간염 면역글로불린에 적용된 성공 사례는 없다.

GC녹십자 측은 “헤파빅-진이 기존 혈장 유래 제품보다 항체의 순도가 높고 바이러스 억제 능력도 더 뛰어난 특징이 있다”며 “약물 투여 시간은 기존 제품의 60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약물은 이런 개선점을 인정받아 지난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국(EM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이와 같은 환자 편의성 개선 외에도 헤파빅-진의 상용화가 가져다 줄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은 더 있다. 기존 제품 원료인 특수 혈장의 한정적인 수입 문제가 없어지기 때문에 제품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가 가능해진다. 이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한 제조 비용 절감으로도 이어져 환자의 약값 부담까지 낮출 수 있다.

이번 임상 시험은 국내 총 9개 기관에서 B형 간염을 기저질환으로 하는 간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헤파빅-진의 최적용량 탐색과 기존 치료제 대비 유효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GC녹십자는 이와 별도로 헤파빅-진의 만성 B형 간염 치료 적응증에 대한 개발도 진행 중이다.

현재 국내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에선 길리어드의 ‘비리어드’, BMS의 ‘바라크루드’가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다. 비리어드가 전체 시장의 절반 정도인 1500억원을 차지하고 있고 바라크루드가 약 1000억원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때문에 첫 유전자 재조합 기술이 적용된 GC녹십자의 헤파빅-진이 상용화에 성공하면 B형 간염 치료제 시장에 독식 구조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리어드, 바라크루드가 특허 만료로 많은 제네릭이 나왔지만 아직 시장은 두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헤파빅-진은 기존 제품보다 편의성이나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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