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4차 산업혁명이 시대를 관통하는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 빅데이터, 로봇공학,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을 상호 융합하여 신사업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을 혁신하는 새로운 혁신 아이콘들이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고 있지만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이 미래 인류사회를 이끌기 위해서는 신뢰가 밑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빅데이터로 인한 빅브라더스 출현과 사물인터넷(IoT) 환경으로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소비자에게 기업들이 고객의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보호된다는 믿음을 주지 않으면 모든 인류가 더 나은 환경에서 살도록 하겠다는 4차 산업혁명의 궁극적 목적을 달성할 수가 없다.

어느 분야든 신뢰와 믿음은 어떤 가치보다 매우 중요하다. 이는 자본시장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일은 자본시장의 경쟁력 강화와 선진화를 위한 기본이다. 안타깝게도 오랜 동안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저해하고, 신뢰를 높이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는 문제가 있다. 기업 내부자와 투자자 간에 발생하는 정보비대칭이다.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급속한 기술발전은 정보비대칭을 악용한 불공정거래행위가 증가할 개연성을 높이고 있다. 정보비대칭을 악용한 내부자거래는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의심을 낳고 공정하고 건전한 자본시장을 위한 투자자보호는 공허한 구호가 될 수밖에 없다.

정보비대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는 상장기업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본시장을 통해 상장기업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상장기업이 컴플라이언스체계를 구축·운영하여 임직원의 내부자거래를 예방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 실질적이고 실천적인 투자자보호활동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상장기업의 정보관리 소홀로 내부자거래가 발생하여 선의의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고, 해당 상장기업은 이미지 훼손으로 곤욕을 치르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많은 상장기업들은 내부자거래를 예방하기 위한 컴플라이언스체계 구축에는 무관심한 모습이 여전하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5월부터 상장기업의 내부자거래 예방을 위한 컴플라이언스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컨설팅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상장기업의 컴플라이언스 수준을 진단하고 정보의 생성부터 소멸시까지 꼼꼼한 관리를 통해 정보가 사전 유출되지 않도록 체계를 갖추도록 도와주고 있다. 상장기업 임직원들이 컴플라이언스체계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부터 컴플라이언스가 기업문화로 자리 잡아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셰르파(sherpa)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컴플라이언스가 귀에 익숙한 개념이지만 실제로 기업의 경영활동의 하나로 작동하게 하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그러나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컴플라이언스체계는 장차 발생할 수 있는 기업의 잠재적 리스크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게 함으로써 기업의 지속경영가능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컴플라이언스 컨설팅을 받은 상장기업들은 대체로 컨설팅을 통해 컴플라이언스체계를 이해하고 그 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기업의 현재 컴플라이언스체계 수준 및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향상시키기 위해 거래소가 제시한 다양한 제안들과 관련된 자료들에 대해 크게 호평하고 있다. 컴플라이언스 컨설팅이 상장기업의 컴플라이언스체계에 대한 인식 제고 및 자발적인 컴플라이언스체계 구축이라는 사업 목적에 부합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상장기업의 성장과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자 보호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투자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투자자 신뢰를 위해 상장기업이 실천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 내부자거래 예방을 위한 컴플라이언스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상장기업이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실효성 있는 컴플라이언스체계를 구축하여 상장기업과 자본시장이 동반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