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경제학자 요시카와 히로시는 아무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인구가 경제를 좌우한다’는 통념에 도전장을 내민다. 단지 인구 감소현상만으로 경제가 망할 것이라는 예측은 틀렸다는 것이다.
그는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가 망할까’(세종서적)에서 세계 각국의 인구 변동, 인구와 GDP추이, 인구와 수명간의 관계 등 실증적 데이터와 애덤 스미스, 맬서스, 리카도, 케인즈, 슘퍼터 등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입체적으로 분석, 인구가 경제와 무관하다는 것을 입증해나간다.
그는 우선 그 근거로 일본의 고도성장기(1955~1970)를 예로 든다. 당시 일본의 경제 성장률은 10%에 육박하다가 오일 쇼크(1973~1974)이후 4%로 떨어졌으나 인구 증가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고도성장을 이끈 것은 왕성한 기술혁신과 설비투자 즉 노동력 향상과 수요증대 등이었다는 것. 이는 노동인력이 줄어도 노동 생산성이 올라가면 경제성장률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그는 IT나 AI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다. 예로부터 전통적으로 인간이 했던 일들 중 많은 부분이 기계로 대체돼왔지만 그로 인해 인간이 해고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노동생산성이 향상돼 결국 더 풍요로워졌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노동생산성 향상은 기술진보, 즉 이노베이션과 새로운 설비나 기계를 투입하는 자본 축적, 산업 구조의 변화 등으로 가능하다. 제품혁신과 노하우, 경영능력도 테크놀로지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얘기다.
인구 감소의 막연한 불안 대신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