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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 스키, 화로, 눈썰매 한국의 겨울은, 그리고 우리는
민속博, 평창 기념 ‘겨울나기’ 특별전
동계올림픽 끝난 후에도 계속될 예정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전쟁이 끝나고 경제개발에 매진하던 시기, 털을 누빈 갖저고리와 빨간 내복은 따뜻함의 대표 아이콘 이었다.

겨울 레포츠로는 평창 등 중부지방에선 나무 스키를 기온이 따스한 삼척 등 영동과 남부 지방에서는 대나무 스키를 즐겼다. 호수가 있는 곳에선 견짓채로 얼음낚시를 하면서 월척을 낚아 올리는 재미에 추위를 잊었다.

월동준비를 위해 어머니들의 손길은 바빴다. 김장이 끝나면, 감자가 얼지 않도록 보온 독을 만들어 쟁여놓고, 생감을 따다 소금물에 넣는 ‘침시’를 담가 달게 익으면 겨우내 틈틈이 꺼내 먹도록 했다.

올림픽을 여는 우리의 올 겨울은 세계에서 가장 빛날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아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한국인의 겨울 서정과 겨울나기 지혜를 담은 ‘겨울나기’ 특별전을 지난 13일 시작했다. 이 특별전은 2018년 3월 5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계속된다.

나무스키

이번 전시에서는 나무 스키, 1960~1980년대 겨울 대표 아이콘인 빨간 내복, 연통과 철제난로, 노변정담이 피어나는 화로, 겨울얼음 낚시때 쓰는 견짓채, 썰매, 연 등 겨울 살림살이와 겨울 레저-놀이용품과 사진, 영상 등 300여 점을 선보인다. 겸제 정선(1676~1759)이 그린 ‘정문입설도(程門立雪圖)’등 겨울 그림도 전시돼 미술관에 온 느낌도 가미된다.

이번 전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를 맞아, 전통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한국의 겨울을 ‘춥지만 따뜻한 감성’으로 보여주는 자리이다.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도 온돌방, 솜옷, 할머니의 옛이야기와 같은 정서가 있고, 자연의 순리를 따르면서 겨울을 보내는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겨울을 맞다’ 코너가 있다. 긴 겨울을 만나고, 나기 위한 ‘저장과 준비’의 모습을 보여준다.

설경을 묘사한 김화경(1922~1979) 작 ‘심촌취설도(深村吹雪圖)’, 유덕장(1675~1756) 작 ‘설죽도(雪竹圖)’, 추위를 막고 대비하는 ‘솜이불’, ‘화로’, ‘방장’ 등과 겨우내 먹을 감자를 보관하는 ‘감자독’, 겨울철 반양식인 김치를 담는 ‘질독’과 1960~80년대 김장 모습 영상 등을 전시한다. 또한, 생업용품 등을 만들며 이듬해 농사 준비를 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겸제 정선의 정문입설도

‘겨울을 쉬어가다’ 코너에서는 내리는 눈(반복 영상물)을 바라보며 온돌방 아랫목에서 즐기는 ‘쉼’의 시간을 담고 있다. 농사일에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던, 겨울밤 온돌방을 연출하여 관람객이 온돌의 따스함을 직접 체험한다. 방 안에서는 ‘정문입설도’를 볼 수 있다. 또한, ‘갖저고리’, ‘털토시’, ‘털모자와 털장갑’ 등 전통에서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겨울옷도 함께 전시한다.

‘겨울을 즐기다’ 코너에서는 차가운 바람을 가르며 즐기는 겨울철 놀이를 소개한다. 얼음낚시 도구인 ‘견짓채’, ‘물치개’와 사진엽서 등이 전시되며, 얼음낚시꾼을 그린 오승윤(1939~2006) 작 ‘대한’과 견지낚시를 재현한 장면을 선보인다.

한국의 초창기 스케이트

또한, 눈 쌓인 산에서 짐승의 발자국을 따라 오르는 겨울사냥 도구인 ‘외발창’, ‘설피’, ‘둥구니신’ 등을 전시한다. 아울러, 대표적인 겨울놀이 도구인 ‘연과 얼레’, ‘팽이’, ‘썰매’, ‘스케이트’ 등과 함께, 1950년대의 한강 모습을 찍은 한영수의 사진 ‘한강’을 볼 수 있다.

에필로그에서는 ‘크리스마스 씰과 카드’, ‘연하장’, ‘달력’ 등을 통해 연말연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겨울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과 볼거리가 마련된다. ‘메밀묵~ 찹쌀떡~’ 소리를 들으며 눈 발자국을 남기는 체험도 하고, 따스한 온돌방에서 인터렉티브영상 ‘그림자놀이’를 해볼 수도 있다.

전시장은 눈 쌓인 겨울을 상징하듯 백색 공간으로 꾸며진다. 관람객은 소복하게 흰 눈이 쌓인 거리와 골목, 집 그리고 얼음 빙판을 배경으로, 겨울을 주제로 한 겨울나기 용품과 회화, 사진 작품 속에서 겨울을 만끽하게 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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