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사설]좁은 인재풀과 검증 부실로 195일만에 마무리된 組閣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 구성이 마침내 완료됐다. 문 대통령이 21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것이다. 정부가 출범한지 무려 195일만이다. 대통령직인수위도 없이 당선과 동시에 곧바로 취임하는 바람에 장관급 각료 인선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예상보다 훨씬 더 늦어졌다. 가동 인재풀이 좁고, 고위공직 후보자 면면이 높아진 검증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탓이 컸다. 역대 정권 최장 지각 조각(組閣)이란 불명예를 안은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었던 것이다.

인사는 만사라 했거늘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인선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부실한 사전 검증이다. 내각 구성 과정에서 안경환(법무), 조대엽(고용노동), 박성진(중기벤처) 장관 후보자가 잇달아 낙마했다. 차관급까지 확대하면 중도 하차가 7명이나 된다.

장관에 임명됐더라도 부실 검증으로 도덕적 흠결이 불거져 그 과정이 수월치 않았던 경우도 많았다. 막차를 탄 홍 장관을 포함해 강경화 외교,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국회에서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도 않은 채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는 무리수를 둬야 했다. 국정운영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하지만 앞으로 적지않은 인사 부담으로 남을 것이다.

검증 부실로 ‘인사 참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되자 문 대통령이 공개 천명했던 병역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의 고위공직 배제 5대 인사원칙도 무색해졌다. 결국 청와대는 위장 전입의 기준을 2005년 이후 투기성이 짙은 경우 등으로 조정하며 한 걸음 물러서는 수모를 겪었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조각의 마무리가 홍 장관이란 것도 뒷 맛이 영 개운치 않다. 이른바 쪼개기 증여의 도덕적 문제는 일단 제쳐두고라도 말과 행동이 달라도 너무 다른 인사가 장관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게 최선인지 묻고 싶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새 정부 첫 내각 구성이 끝났지만 홍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야당의 반발이 거세다. 야당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내년도 예산안과 쟁점 법안 등 국회가 처리해야 할 일이 태산이다. 따질 건 따지되 할 일은 하고 따지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공공기관장과 다음 내각 등의 인선에 적용할 새로운 인사개선 방안을 마련해 야당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