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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家 박주형 상무 ‘5년간 95차례 지분 매입’ 눈길
경영수업 박찬구 회장의 장녀
금호석화 25만여株 0.75%지분율
朴 회장 “시대 바뀌었다” 여운


금호 오너가(家) 여성 최초로 경영에 참여한 박주형(사진·37)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공격적으로 지분을 사모으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1남1녀 중 장녀다. 박 상무는 ‘여성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금호가 금기를 깨고 친오빠 박준경(39) 상무, 사촌오빠 박철완(39) 상무와 함께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상무의 지분 매입을 향후 승계 구도와 연관짓기도 한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 상무는 지난 2012년 12월말 금호석화 주주명부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이후 5년여 간 95차례에 걸쳐 차곡차곡 지분을 쌓았다. 한해에 적게는 1만6000주, 많게는 10만주에 이르기까지 지분을 ‘적립’ 중이다.

가장 최근인 이달 17일 장내매수한 7350주까지 합치면 박 상무의 금호석화 보유 주식은 25만323주, 지분율은 0.75%이다. 박철완 상무(9.10%), 박준경 상무(6.52%), 박찬구 회장(6.09%) 에 이은 4대 주주다.


물론 박 상무의 지분은 두 오빠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다른 그룹과 달리 금호가 여성의 경영 참여를 전면 배제해온 터라 더욱 관심이 간다. 그의 지분 매입에 승계 구도를 조심스레 연결짓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금호석화는 박 상무의 2012년 최초 지분매입 공시에서 ‘박찬구 외 특별관계자의 5인’의 지분 보유비율 확대 목적에 대해 “회사 전반에 대한 경영권 확보 및 행사”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상무가 지분을 계속 사들이는 동안 두 오빠의 지분 변화는 거의 없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지난 5년간 박철완 상무의 지분은 0.02%포인트 늘었고, 박준경 상무 지분은 그대로다.

회사 관계자는 “박 상무의 지분 매입은 온전히 개인적인 활동”이라며 “임원으로 재직 중이라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고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박 상무는 2015년 금호석화 구매자금부문 담당 임원 상무로 입사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매자금부문은 원료 구매 등을 담당하는, 돈이 들고 나는 곳이라는 점에서 기업의 핵심 부서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박찬구 회장은 딸인 박 상무의 경영 성과에 대해 “이미 다른 기업에선 여성의 참여가 많고 시대가 바뀌었다”면서 “두고 봐야죠”라고 말했다. 딸의 경영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1980년생인 박주형 상무는 이화여자외국어고와 이화여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실내디자인 과정을 수료했다. 2010년 재계 오너가 자제로서는 이례적으로 다른 대기업인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에 입사해 5년 동안 근무하고 금호석화로 자리를 옮겼다.

이세진 기자/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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