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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망 중립성 폐지 임박…인터넷업계 지각변동 온다
-FCC, 오바마 정권의 망 중립성 폐지 수순
-AT&T 등 통신사 영향력 확대될 듯
-망중립으로 급성장한 인터넷업체는 반발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미국 트럼프 정부가 ‘망 중립성 원칙(Net Neutrality Rules)’ 폐지를 추진하면서 정보통신(IT)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AT&T와 같은 통신사는 영향력이 커지는 반면, 구글ㆍ페이스북 등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는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망 중립성 ’ 폐지 수순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망 중립성 폐지를 의결하는 표결은 12월 14일 FCC 공식 회의에서 이뤄지는데, 공화당이 위원회 5석 중 3석을 차지하고 있어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타임워너 센터 전경. 망 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 중인 미 최대 통신사 AT&T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제공=EPA연합뉴스]

망 중립성이란 통신사와 같은 네트워크 사업자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인터넷서비스 사업자에게 어떤 차별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서비스 사업자가 데이터를 많이 사용해도, 네트워크 사업자가 고의로 속도를 떨어트리거나 차별적 요금을 부과할 수 없다는 의미다. 2015년 버락 오바마 정부 때 ‘오픈인터넷 규칙’을 제정하면서 법제화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망 중립성 폐지가 예고됐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지난 4월 프리덤윅스 주최 행사에서 “인터넷 사업자들에 대한 규제는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망 중립성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분명히 했다. 이후 FCC는 5월 전체회의에서 망 중립성 폐지 절차에 착수하기로 결정하고 연말에 최종 표결할 방침을 세웠다.

FCC의 망 중립성 폐지 예고에 통신사 등 네트워크사업자들은 반색했다. 이들은 망 중립성 원칙이 네트워크 사업자들의 수익 창출을 가로막아, 네트워크에 재투자할 몫을 줄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대규모로 투자해도 이익은 플랫폼사업자들이 가져가 투자를 저해한다는 것이다.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의장이 FCC 위원이던 2015년 2월 26일 망 중립성 원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FCC는 망 중립성 폐지 방침을 조만간 발표하고, 12월 FCC 공식회의에서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사진제공=AP연합뉴스]

미국 통신사 버라이존은 이날 성명에서 “파이 위원장의 발표를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망 중립성이 폐지되면 네트워크 사업자들의 영향력이 더욱 막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 중인 AT&T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쟁 콘텐츠의 로딩 속도를 늦추는 등의 방식으로 타임워너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들과 소비자 단체는 망 중립성 폐지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지난 7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포함한 8만 개 넘는 웹사이트가 망 중립성 폐지에 항의하는 온라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통신사 및 케이블TV 업체들이 자사의 서비스와 콘텐츠에 우대적 혜택을 제공해, 신생 벤처기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FCC 위원장을 지낸 줄리어스 제나초위스키 역시 “반(反) 차별과 투명성을 위한 망 중립성 원칙은 혁신과 투자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해왔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서비스 이용자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IT 전문 매체 기즈모도는 “거대 통신사들이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통제해 수백만 명의 미국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은 “인터넷 언론의 자유에도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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