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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연정협상 실패’ 후폭풍, 유럽 넘어 전세계 영향”
-“유럽통합 프로젝트 등 혼란 빠질 것”
-독일 내부에선 ‘포스트 메르켈 시대’ 전조 전망도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정협상 실패로 정치적 위기에 처하면서, 그 파장이 유럽을 넘어 전세계로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연합(EU)과 국제 무대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메르켈 총리의 위상이 약화된 데 따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1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이디언 래크먼의 칼럼을 통해 메르켈이 이번 정치 위기로 퇴진이 가시화된다면, 유럽은 그동안 추진해온 통합 프로젝트들이 곤란에 처하는 등 위기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제공=AP]

메르켈 총리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제외하곤 현 G20 정상회의 참석자 중 가장 경험이 풍부한 서방 지도자다. 독일을 번영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러시아와 난민, 유로 등 국제 사안을 처리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독일 총리실이 핵심적 결정을 내리는 장소가 됐다고 래크먼은 지적했다.

아울러 래크먼은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폴란드ㆍ헝가리 등지의 권위주의 정권 출범 등으로 메르켈 총리가 국제 자유질서의 강력한 수호자로 주목을 받아온 점도 언급했다.

메르켈 총리가 퇴진하거나 지위가 크게 약화할 경우 그가 옹호해온 진보적 국제질서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이번 연정협상 결렬을 주도한 독일 자민당이 유럽의 재정적 통합 강화에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칼럼은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연정협상 실패는 유럽 통합 재무부 설립과 통합 조세정책 등을 주장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도 나쁜 소식이라는 관측이다.

난민 문제에 있어서도 유화론자인 메르켈 총리가 퇴진할 경우 난민대책을 둘러싼 유럽의 혼란은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내부에선 메르켈 총리의 지도력에 의문이 나오면서, ‘포스트 메르켈 시대’의 시작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 9월 총선에서 메르켈이 속한 기독민주당이 1949년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입지가 좁아진 데 이어, 연정마저 실패하면서 안정적 정부를 유지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민당 내 보수진영 ‘가치연합’을 이끄는 알렉산더 미치는 “포스트 메르켈 시대가 시작됐다”며 “메르켈 총리는 총선을 낭패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정부 구성에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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