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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난가그와, 무가베 ‘오른팔’에서 권력 실세로
-집권당 “21일 탄핵절차 돌입, 22일 표결 진행”
-음난가그와 부통령 권력 실세로
-무가베 새 지도부 로드맵 합의, 막판 변수 가능성도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그에 의해 축출됐던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이 실세로 떠올랐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짐바브웨 집권 여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은 비상회의를 소집해 무가베 대통령 탄핵 절차를 논의했다. 이에 따라 21일 탄핵 절차에 돌입, 22일 의회에서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할 방침이다.

BBC는 무가베 대통령이 41세 연하 아내인 그레이스 무가베(51)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는 부부세습을 시도한 것이 탄핵의 주요 사유라고 전했다. 부정 축재 및 측근 부패, 경제 파탄 등에 대한 책임 외에도 무가베 대통령이 “고령으로 국정을 수행할 신체적 능력이 없는 점”도 헌법이 규정한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폴 망과나 ZANU-PF 부사무총장은 밝혔다. 

[사진제공=AP]

무가베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짐바브웨 의회 상ㆍ하원에서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과거 야당이 무가베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바 있으나, 이번엔 집권당 내에서도 무가베 반대 기류가 강해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탄핵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면 22일께 무가베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ZANU-PF는 19일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을 대표로 선출하고 국가 최고 지도자로 지명했다.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지난 수십년동안 무가베 대통령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지난 1980년 짐바브웨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을 때부터 2인자 역할을 맡아 왔다. 짐바브웨 내에서는 빈틈 없고 무자비하며 효과적으로 권력을 행사한다는 뜻에서 ‘악어’로 불린다.

그는 내년 치러질 짐바브웨 대선에서 유력한 차기 주자로 꼽혔지만 무가베 대통령에 의해 지난 6일 경질됐다. 아내인 그레이스 무가베를 후계자로 만들려는 무가베 대통령의 승부수였다.

하지만 이 선택은 결국 37년 독재 체제를 끝내는 전환점이 됐다. 부통령직에서 경질된 후 그는 외국으로 피신했고, 며칠 뒤 짐바브웨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켜 무가베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가택연금했다.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군부와 짐바브웨 해방전쟁을 이끈 원로들의 강력한 지지를 업고 있다. 로이터는 19일 여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음난가그와가 차기 대통령 후보로 내정됐다며, 12월 중순 총회 승인이 남아있지만 최종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다만 무가베 대통령이 새로운 지도부에 대한 로드맵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탄핵 사태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열렸다. AP통신에 따르면 짐바브웨 군 수장인 콘스탄티노 치웬가 장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무가베 대통령이 새 지도부 로드맵에 합의했고, 조만간 귀국할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과 직접 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드맵의 구체적 내용은 이들 간 대화 이후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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