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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獨 연정 협상 결렬…메르켈의 선택은?

-소수정부나 재선거 선택해야 
-재선거 시 극우정당 수혜

[베를린=EPA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자메이카 연정’ 구성에 결국 실패했다.

지난 9월 4연임에 성공한 후 최악의 위기를 맞은 메르켈 총리는 소수정부를 출범하거나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도이체벨레 등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자유민주당(FDP), 녹색당은 이날 밤 늦게까지 ‘자메이카 연정’을 구성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자메이카 연정은 연정 협상에 참여한 각 당의 상징색인 검정(기민·기사), 초록(녹색), 노랑(자민)이 자메이카 국기 색과 같은 데서 나온 말이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자민당 대표는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며 “오늘은 아무런 진전이 없었고, 목표료 했던 타협안에서 이견이 나와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연정 협상에 참여한 4개 정당이 국가 현대화에 대한 공동의 비전이나 신뢰를 공유하고 있지 않다”며 “불성실하게  통치하느니 통치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독일의 미래에 대한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한 날”이라며 “총리로서 앞으로 몇 주간 힘든 시기를 거쳐 독일이 잘 통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9월 총선에서 4연임에 성공했지만, 두 달이 넘도록 연정 구성을 하지 못했다. 기민-기사 연합은 총선에서33%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연정을 통해 과반의석을 확보해야 소수정부를 피할 수 있는 상황이다.

메르켈 총리는 자메이카 연정 구성을 위해 오랜 기간 협상에 임했지만, 이들 정당은 난민 문제와 에너지·환경 문제 등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벌이며 협상을 이루지 못했다.

이들 4개 정당은 당초 16일에 합의문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협상 시한을 19일로 한 차례 연기했다.

그러나 이들은 이날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실패에 따라 메르켈 총리는 기민·기사 연합만의 소수정부와 재선거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메르켈 1기와 3기 내각에서 대연정에 참여했던 사민당은 일찌감치 제1야당의 길을 선언한 데다, 이번 협상 결렬 시 재선거를 준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연정 파트너로서는 이미 멀어졌다.

소수정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 메르켈 총리가 선택하기 쉽지 않은 길이다.

재선거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메르켈 총리에게 연정 협상 실패에 대한 책임론까지 제기될 것으로 보여 지난 총선보다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재선거가 치러질 경우 기성 정당에 대한 염증이 늘어 지난 총선에서 제3정당으로 급부상한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AFP통신은 독일 헌법은 총선 뒤 정부를 구성하기까지 기한을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각 정당이 합의에 이를 때까지 메르켈 총리가 과도 정부 지도자로서 현 상황을 고수하며 버틸 수 있다고 내다봤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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