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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무서운 추격…배터리업계, 인력유출ㆍ리튬가격 인상에 ‘끙끙’
- 대리급 1억원, 차ㆍ부장급 1억5000만원 ‘파격 연봉’ 제시
- 韓 배터리 업계, “애지중지 키워 남 주는 꼴”
- 중국發 리튬 확보 경쟁으로 가격 올라 ‘이중고’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배터리 굴기’에 나선 중국이 국내 배터리 업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한국 업체가 자본과 시간을 들여 육성한 연구개발 인력이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는가 하면, 중국발 리튬 확보 전쟁으로 배터리 생산 단가가 높아지는 악재까지 겹쳤다.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한국 고급인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스카우트 공세에 나섰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국 헤드헌팅 업체가 국내 재직 인력의 30~40%를 대상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어느 정도로 인력이 유출됐는지 집계조차 할 수 없지만, 족히 수백 명은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진=전기차 충전 단자 모습.출처=게티이미지]]

중국 완성차 제조업체 장성기차는 아예 경기도 판교에 연구소를 차렸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배터리 생산업체들의 연구개발(R&D) 전문인력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리급 1억원, 차ㆍ부장급 1억5000만원에 인센티브를 더한 연봉을 내세워 한국 고급인력에게 접근하고 있다. 장성기차는 올해까지 한국 연구인력 20여명을 채용하고, 앞으로 50~70명 규모로 연구소를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처럼 중국에서 근무할 한국 배터리 인력을 공개모집하는 곳도 있다. 연봉 외 성과급, 연말 보너스, 관용차 보조금, 자동차 구입 보조금, 1인용 숙소까지 지원한다는 파격적 조건도 내걸었다.

중국이 자체 배터리 셀 인력 풀 확보가 절실해지자 ‘인력 빼가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성토가 나오는 이유다. 배터리 자체개발에는 기본적으로 상당한 시간과 자본 투자가 뒤따른다. 한국은 이미 1990년대 말부터 배터리 연구에 집중해 세계 업계에서 경쟁 우위를 점해 왔다. 2010년께부터 배터리 따라잡기에 나선 중국이 한국보다 3~5년 가량 뒤떨어진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자본력을 기반으로 ‘값싸게’ 따라잡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는 대규모 인력유출에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기술 인력 빼가기를 막을 수단이 거의 없어 고초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애지중지 키워 남 주는 꼴”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배터리 원료인 리튬 가격 마저 최근 폭등하면서 업계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이 칠레와 호주 등 주요 리튬 매장지에 직접투자하며 자원 선점에 나섰고, 이에 리튬 몸값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른 여파다.

중국 금속 시세 조사업체 아주금속망에 따르면 리튬 거래 지표인 중국 탄산리튬 가격은 최근 t당 15만9000위안(2624만원)을 넘어섰다. 2015년 t당 4만위안대에 머물렀지만 작년부터 중국 전기차 수요에 따라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2020년까지 중국은 자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의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2017년 기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생산능력은 124GWh로, 글로벌 총 설비의 45%에 달한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이 점유율이 2020년에는 65%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값싼 원자재를 확보한 중국은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효율적 성장을 이뤄나가는 중”이라며 “국내 배터리 업계 상황이 복합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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