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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진이후 포항지역 가보니...] “지하수 변화로 예측 가능했던 지진”…피해 입고서야 ‘뒷북’
지진 前 지하수 수위 ‘뚝’
수질관리 목적으로만 관리
유관기술·측정장비 태부족


15일 오후 2시 29분께 경북 포항시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기에 앞서 지하수 수위가 낮아지는 변화가 있었다는 주장이 전문가를 통해서 제기됐다. 이에 예측할 수 있었던 지진을 유관 기술 부족과 안전의식 미비로 놓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진 예ㆍ관측 시스템에 투자 않는 한국=전문가들은 현재 기상청이 사용하는 지진파 관측 방식만으론 지진 예측에 한계가 있다며 예관측 시스템의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적어도 원전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추가적 지진예측 방식을 도입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나온다.

정상용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16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국토교통부 소속 국가지하수정보센터가 공개한 지하수 수위 추이를 보면 경주 지진 전에 지하수 수위가 상승하고 포항 지진 전 수위가 하락하는 변화가 나타났다”며 “해외처럼 지하수 시추를 통해 지진 예ㆍ관측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을 구비해뒀다면 적어도 해당 두 건에 관해서는 예측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교수가 언급한 지하수 시추 방식 ‘모니터링웰’(monitoring well)은 지반을 최소 500~1000m 파낸 뒤 지하수의 수위 등 변동사항을 관측해 지진 가능성을 가늠하는 방식으로 미국ㆍ일본 등도 사용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국가지하수정보센터에서 지하수 수위 및 수질을 모니터링 하고 있지만 수질관리가 목적인데다 측정 간격도 1시간으로 길어 지진 예관측 용으론 부족하다.

▶피해 적다고 지진 경고 무시=1978년 이래 규모 5.0 이상의 강진이 10차례 발생한 데 비해 ‘지진 위험지대’라는 자각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반도는 학술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5.0 이상의 강진 10건 중 4건은 2014년 이전에 발생했다. 1978년 10월7일 충남 홍성읍(규모 5.0), 1980년 평안북도 서부 의주ㆍ삭주ㆍ귀성 지역(규모 5.3), 2003년 인천 백령도 서남서쪽 80㎞ 해역(규모 5.0), 2004년 경북 울진군 동남동족 17㎞ 해역(규모5.2) 등이다. 하지만 경주ㆍ포항 지진발생 지역처럼 인구가 밀집하지 않아 인적ㆍ물적 피해가 적었다는 이유로 기억에서 잊혀졌다.

손문 부산대 지질학과 교수는 “역사적으로 포항ㆍ울산ㆍ경주에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평안남도, 동서해안 연안 등도 이미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라며 “지진은 우리나라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보다 지진 연구가 더딘 북한 지역은 향후 지진 발생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한국도 활성단층으로 확인된 양산단층 이외에 다른 단층 연구는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규모 5.4 지진 이후, 17일 오전 8시 현재까지 여진이 50차례 발생했다. 이중 규모 3.0 이상의 지진도 세차례(규모 3.6, 4.3, 3.5) 발생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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