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JSA 대응사격 논란, 유엔사 권한이양에서 전작권 환수까지 번지나
-유엔사 CCTV 공개유보, JSA 권한이양 여론 의식했나
-JSA 내 권한 및 전작권 환수 목소리도
-평화유지 목적 유엔사, 이양 가능성 없어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지난 13일 공동경비구역(JSA) 내 북한군 귀순 과정을 담은 폐쇄회로(CC)TV 영상 공개를 유엔군사령부가 무기한 연기하면서 이를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귀순 북한군을 쫓던 북한군 추격조 4명 중 1명이 군사분계선(MDLㆍMilitary Demarcation Line)을 넘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유엔사가 영상을 공개할 경우, JSA 내 무력사용 판단권한을 한국군에 이양하라는 여론이 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유엔사와 우리 군은 북한군의 40여발 총격에 대응사격은 물론 경고사격조차 하지 않았다.

17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유엔사가 해당 CCTV 영상을 무기한 연기한 것은 JSA 내 판단권한 및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환수 등의 여론을 우려했다는 추정이다. 북한군 일부가 귀순 북한군을 쫓는 과정에서 총격을 가하며 MDL을 넘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당시 유엔사가 대응사격이 하지 않은 부분이 도화선으로 작용하게 된다. 남쪽으로 향해 총격을 가하면서 MDL을 침범하는 것은 정전협정이 위반에 해당해 경고사격으로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JSA 경비책임을 맡은 한국군에 자위권 판단권한을 넘겨야 하는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사진=이정주 기자/sagamore@heraldcorp.com]

문재인 대통령이 대응사격 관련 교전규칙을 지적한 부분도 압박으로 작용했다. 지난 15일 문 대통령은 포항지진 관련 긴급 수석ㆍ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JSA 총격 사건 관련 보고를 받고 “유엔사는 초병이 대응을 잘했다고 평가했지만, 우리를 조준해 사격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우리 쪽으로 총알이 넘어왔다면 경고사격이라도 해야 한다는 게 국민이 생각하는 평균적 교전수칙일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유엔사가 관리하는 부분이라고 해도 그건(교전수칙) 논의해봐야 할 문제인 것 같다“고 압박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유엔사 교전규칙이 적용돼 초기 대응사격이 없었다. 유엔사 교전규칙은 우리 군에서 적용하고 있는 위급시 선제타격조차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군 설립 취지에 따라 ‘확전방지’가 목적이다. 유엔사 교전규칙은 JSA 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할 경우 ▷적발 즉시 경고와 함께 신원확인 ▷이에 불응하거나 도주하면 사격 ▷적의 선제공격을 받을 경우 야전지휘관의 자체 판단에 따라 자위권을 발동 등을 규정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정전협정에 따라 JSA 내 작전지휘권은 유엔사가 갖고 있다. JSA 경비임무는 지난 2004년부터 우리 군으로 넘어와 한국군 담당이지만, 대응사격 등 무력사용은 유엔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국군 경비대대장과 유엔사 소속 미군 경비대대장이 공동경비를 맡는다. 경비 책임은 한국군이, 무력사용은 미군의 통제를 받는 등 복잡한 지휘체계인 셈이다. 한국군이 경비를 담당하는 만큼, 유엔사가 무력사용과 자위권 행사 판단과 권한을 한국군 대대장에게 넘겨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난달 28일 열린 제49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사실상 무산된 전작권 조기전환에 대한 여론도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다. 양국 국방부 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을 종합적으로 재점검하고 보완ㆍ발전시켜, 그 결과를 오는 2018년 제50차 SCM에 보고토록 한다는데 합의해 실질적으로 ‘무기한 연기’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유엔사령관을 겸하고 있는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평화유지 업무와 전쟁대비라는 상반된 임무를 맡고 있다”며 “유엔군의 주둔 목적을 고려하면 판단권한을 우리 쪽에 넘길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sagamor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