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발생으로 건축물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도시형 생활주택의 90%가량이 지진 발생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로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의 경우 내진설계가 필요한 주택 10곳 가운데 9곳이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않아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오후 경북 포항시 장량동 한 필로티 구조 건물 1층 기둥이 뒤틀려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16일 윤영일(국민의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도시형 생활주택 안전실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 도시형 생활주택 1만3933단지 중 1만2321단지(88.4%)가 지진에 약한 필로티 구조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서민과 1∼2인 가구의 주거 안전을 위해 2009년 5월 정부가 도입한 새로운 주택 유형이다. 단지형 연립주택, 단지형 다세대주택, 원룸형 주택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전용 면적 85㎡ 이하 국민주택 300가구 미만 규모로 도시지역에서만 지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주택 상당수가 필로티 건축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필로티식 건물은 1층에 벽 없이 기둥만 두고 개방해놓은 건축 형식을 뜻한다. 필로티 구조는 지난 2002년 ‘다세대 다가구 주택 1층 주차장 설치 의무화’가 적용되자 지하주차장보다 비용이 덜 드는 잇점으로 인해 국내에서 급격히 확산했다. 하지만 건물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하부 층이 약하기 때문에 지진에 취약하다. 이번 포항 지진에서도 필로티 구조를 갖춘 건물의 피해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2015년 12월 기준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축물은 전체의 6.8%에 불과했다.
현재 서울시내 저층 주택 39만5668동 중 내진설계 대상은 12만6116동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내진 성능이 확보된 건축물은 1만5954동(12.4%)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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