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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멧돼지 출현 5년간 24배 급증
-출몰은 매년 9~11월 가을철에 집중
-대부분 산…아파트ㆍ주택가도 상당수
-“뛰거나 소리 지르면 공격 받을 수 있어”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서울에서 멧돼지로 인해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건수가 5년간 24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멧돼지 출몰에 따른 출동 건수가 2012년 56건에서 작년 623건으로 24배 많아졌다고 17일 밝혔다.

작년 월평균 출동 건수는 51.9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1~2번은 멧돼지를 쫓아간 셈이다.


올해는 9월 말까지 362건 출동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출동 건수가 10.8%(39건) 증가했다. 도심 멧돼지 출현 빈도가 매년 늘고 있는 것이다.

멧돼지 출몰 시기는 번식기를 앞둔 가을철에 집중됐다.

최근 5년간 출동 건수를 보면 10월 출동이 235건(17.2%)으로 가장 많고, 11월 200건(14.7%), 9월 186건(13.6%) 등이 뒤따랐다. 전체 출동 건수의 45.6%가 가을에 몰려 있다.

멧돼지는 주로 산에 많이 출몰하나, 아파트나 주택가로 내려오는 일도 빈번했다.

멧돼지를 산에서 발견한 게 679건(50.6%)으로 절반을 넘었고 아파트(10.1%), 주택(8.0%), 도로(5.6%), 공원(4.5%)도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에서 멧돼지 출몰이 가장 잦은 자치구는 종로구(422건)다. 은평구(292건), 성북구(155건), 도봉구(130건) 등 주로 산과 가까운 곳이 멧돼지의 잦은 출현장소였다.

최근에는 종로구 명륜3가 산책로 인근에 멧돼지 4마리가 출몰하고, 마포구 상수동 홍익대 일대에서 나타난 멧돼지가 실탄을 맞고 달아나는 등 도심 출몰 사례도 늘고 있다.

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새끼 5~6마리를 몰고 같은 곳만 몇 번씩 침범하는 일도 있다”며 “멧돼지 수는 계속 느는데, 천적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멧돼지는 생후 2년부터 번식 가능하며 평균 5~6마리 새끼를 낳는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멧돼지를 보고 뛰거나 소리를 지르면 공격대상이 될 수 있으니 멧돼지를 목격할 시 눈을 바로 쳐다보며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을 보이면 공격당할 수 있어 뒤로 달아나면 안 되며, 멧돼지에게 해를 입히기 위한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

멧돼지는 시력이 나쁜 편이다. 이에 따라 주위 나무나 바위 등이 있다면 그 쪽으로 몸을 숨기는 게 좋다.

특히 멧돼지 교미 기간인 11~12월엔 성질이 더욱 난폭해지므로 이 시기에 마주치면 더 조심해야 한다.

정문호 시 소방재난본부장은 “호랑이와 늑대가 없는 생태계에서 멧돼지가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며 “가을철 등산 등 야외활동 때 행동요령을 숙지해 침착히 대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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